콩쿠르 입상자에서 객원 지휘자로…윤한결과 국립심포니의 재회

강애란 2024. 3. 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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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30)이 수상 이후 국내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 지휘자로 포디움에 오른 윤한결은 절제된 동작으로 곡의 흐름이 변하는 순간순간을 명확하게 지휘했다.

윤한결은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 이후 한국 악단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국립심포니와의 공연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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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롯데콘서트홀…'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 후 첫 국내 무대
지휘자 윤한결과 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지난해 8월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30)이 수상 이후 국내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 지휘자로 포디움에 오른 윤한결은 절제된 동작으로 곡의 흐름이 변하는 순간순간을 명확하게 지휘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준비된 지휘자'라는 그에 대한 클래식계의 평가가 딱 들어맞는 듯했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라벨이 남긴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라벨 스페셜리스트'라는 명성을 가진 프랑스 피아니스트 장-에프랑 바부제가 협연했다. 바부제는 화려하고 경쾌한 피아노 협주곡과 1차 세계대전으로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된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장-에프랑 바부제 [국립심포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부제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는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 그의 손끝에서 곡의 재즈풍 선율이 유려하게 살아났다. 바부제는 명랑하리만큼 밝았던 피아노 협주곡과는 달리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묵직하게 피아노를 내리누르며 연주를 시작했다. 왼손으로만 하는 연주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기교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초반의 힘 있던 타건은 이내 감수성 넘치는 터치로 바뀌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화음이 색채감 있게 펼쳐졌다.

윤한결은 공연을 앞두고 바부제가 자신의 특기인 라벨을 연주한다는 데 부담감이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무대에서는 노련한 지휘자로서 여유롭게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조율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은 숨을 쉬듯 잔잔한 피아노 독주 위에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살포시 올려내듯 섬세하게 이끌었다.

지휘자 윤한결과 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의 시작과 끝에 각각 선보인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과 '불새 모음곡'(1919 버전)에선 발레곡 특유의 다채로운 감정을 변화무쌍하게 지휘했다. 연주 중간중간 나오는 악기마다의 독주 파트에서 각 연주자와 일대일로 소통하는 듯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윤한결과 국립심포니의 인연은 각별하다. 윤한결이 2021년 국립심포니가 주최한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2위와 관객상을 받으며 인연을 맺었고, 2022년 교향악축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윤한결은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 이후 한국 악단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국립심포니와의 공연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고 한다.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국립심포니 콩쿠르를 발판 삼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젊은 지휘자들에게는 100여명에 달하는 오케스트라와 공연할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국립심포니는 윤한결을 발굴하고, 빛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줬다. 이날 연주에서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지휘자 윤한결에 대한 국립심포니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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