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또 밀렸다' 케인 해트트릭+다이어 경합 성공 100%…다 좋았던 뮌헨, 마인츠에 8-1 대승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민재만 빼고 다 좋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확실하게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0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끝난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마인츠 05에 8-1로 승리했다. 강등권인 마인츠에 폭격을 가한 바이에른 뮌헨은 18승 3무 4패 승점 57점으로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바이어 04 레버쿠젠(승점 64점)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쓰면서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김민재를 밀어내고 선발 출전한 다이어가 안정감을 보여주자 이날 경기에서 센터백 주전 조합으로 나섰다. 김민재는 두 경기 연속 벤치 출발로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확실히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김민재와 이재성의 코리안 더비도 성사되지 않았다. 김민재는 후반 30분에야 다이어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 투입됐고, 이재성은 선발로 뛰다가 후반 20분 벤치로 물러나 마주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은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서고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자네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드 라이머가 3선에서 호흡을 맞췄고, 다이어를 비롯해 마티아스 더 리흐트, 알폰소 데이비스, 조슈아 키미히가 포백을 이뤘다.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원정팀 마인츠는 이재성을 필두로 요나탄 부르카르트, 브라얀 그루다, 필리프 음베네, 나딤 아미리, 톰 크라우스, 질반 비드머, 앙토니 카시, 조슈아 길라보기, 세프 판던베르흐, 로빈 첸트너가 선발로 먼저 나섰다.
김민재가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걸 중계 카메라가 잡아줄 정도로 큰 변화 속에 바이에른 뮌헨이 신을 냈다. 경기 시작 13분 만에 첫 골을 뽑아냈다. 자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었고, 문전으로 땅볼 패스를 건넸다. 이를 케인이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대승의 신호탄을 쏘았다.
추가 득점도 빠르게 이어졌다. 고작 6분 뒤 오른쪽에서 짧게 코너킥을 연결한 바이에른 뮌헨은 키미히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번에도 케인이 머리를 갖다댄 볼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고레츠카가 허벅지로 밀어넣었다. 단숨에 2-0으로 승기를 잡았다.
마인츠는 빠른 역습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후방을 노렸다. 그루다와 이재성의 연계 플레이가 괜찮았는데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최후방에 계속 차단당했다. 그래도 영패를 면하는 호쾌한 득점이 31분에 터졌다. 다소 먼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그루다가 옆으로 내준 볼을 아미리가 대포알 슈팅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마인츠가 동점으로 끌고갈 수 있던 마지막 기회는 전반 추가시간 2분이었다. 이재성이 패스를 가로채며 역습이 시작됐다. 그루다가 문전에서 슈팅을 가져갔는데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그게 전부였다. 남은 시간 마인츠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에 무너져 내렸다. 전반 추가시간 7분에 기회를 놓친 대가를 치렀다. 바이에른 뮌헨은 고레츠카의 문전 로빙 패스를 케인이 절묘한 볼 터치 후 왼발 슈팅으로 3-1을 만들며 전반을 끝냈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시작부터 소나기 득점을 이어나갔다. 후반 2분 무시알라가 수비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연결한 패스를 뮐러가 쇄도해 마무리했다. 어느덧 4-1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마인츠는 후반 초반 아미리와 그루다, 음베네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재성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페르난데스의 슈팅을 만들어줬으나 골대를 벗어나 점차 힘이 빠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격차를 계속 벌렸다. 후반 16분 케인이 공격 방향을 바꾸는 패스를 보여줬고, 이를 받은 무시알라가 차분하게 5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여유가 생긴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17분 자네와 뮐러를 불러들이고 세르쥬 그나브리, 마티스 텔을 투입했다.
선수 변화로 다시 활력이 돈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21분 고레츠카의 크로스를 그나브리가 감각적인 힐킥으로 6-1을 만들었다. 4분 뒤 케인이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코너킥에서 다이어의 헤더가 골키퍼에 막혀 나오자 케인이 재차 머리를 들이밀어 골망을 흔들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문제 없는 골이었다. 케인이 해트트릭으로 분데스리가 첫 시즌에 30골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7-1이 되어서야 김민재가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후반 30분 다이어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김민재가 들어갔다. 김민재는 후반 45분 마인츠의 크로스 시도를 제공권 경합으로 이겨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주전 경쟁의 흐름을 바꿀 만한 장면은 많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끝까지 공격했고, 키미히의 크로스를 고레츠카가 헤더골로 마무리해 8-1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동안 좋지 않던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이어 분데스리가 대승으로 반등 포인트를 잡은 모습이다.
다 좋았던 가운데 김민재에게만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김민재 대신 선발로 도약한 다이어는 또 다시 안정감을 보여줬다. 다이어기 가진 기량을 증명하기 시작하면서 호평도 줄을 잇는다.
사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다이어는 당초 주전들의 이탈을 대비하는 백업이었다. 그러나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와 독일 매체의 지지 속에 주축 반열로 서서히 올라서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을 1년 연장해 미래도 밝혔다.
앞서 다이어는 라치오를 상대로 기량을 발휘했다. 96%의 높은 패스 성공률(85/89)을 과시하며 김민재가 도맡았던 후방 빌드업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상대와 지상 및 공중 경합이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가 말해주듯 경기 흐름을 읽고 수비하는 능력이 빼어났다.
이날은 라치오전보다 더 싸워주는 센터백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이어는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92%의 패스 성공률(46/50), 지상 경합 성공률 100%(4/4), 공중 경합 성공률 100%(1/1), 클리어링 3회, 리커버리 6회, 롱패스 성공 5회 등으로 공수 활약이 좋았다. 평점도 파트너 더 리흐트보다 높은 7.4점이었다. 또 다른 통계 전문 '소파 스코어'에서도 다이어는 7.2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민재는 15분 동안 인터셉트 1회, 클리어링 1회, 리커버리 2회, 공중볼 경합 승리 1회 등으로 대승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으로 2연승을 달린 만큼 토마스 투헬 감독이 당장 센터백에 변화를 주기 어려워졌다. 한동안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선발로 뛰고, 김민재가 벤치에서 기회를 엿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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