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 르포] '충북 정치 1번지' 청주 상당 '2강 2약'

전창해 2024. 3. 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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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5선 정우택 '중진론' 강조…'돈봉투' 의혹엔 "마타도어"
노영민 꺾은 민주 이강일 급부상…녹색정의당 송상호 등도 가세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청주시 상당구는 충북의 '정치 1번지'로 통한다. 도청 소재지이기도 하고, 과거엔 수부도시인 청주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몰려 있던 이유에서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이곳 상황은 지역 메인뉴스의 단골 소재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는 지역구 현역의원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전 상당지역위원장, 녹색정의당 송상호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무소속 우근헌 예비후보가 본선을 치를 전망이다.

유권자와 인사 나누는 국민의힘 정우택 후보 [정우택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중 6선에 도전하는 정 의원과 당내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눌러 큰 주목을 받은 이 전 위원장의 대결은 지역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지난 8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번화가.

거리인사를 나온 정 의원을 발견한 60대 유권자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한마디 건넸다.

"5선까지 한 지역 터줏대감을 모르는 사람이 있것슈"

도내 최다선을 자랑하는 정 의원의 경쟁력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높은 인지도이다.

정 의원은 주변으로 모여든 유권자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청주시민들과 약속한 대로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하려면 중진 의원의 힘이 필요하다"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정우택이 마무리할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출생인 정 의원에게 청주 상당은 '정치적 고향'이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진천·음성 선거구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다. 진천은 그의 아버지 정운갑 전 국회의원의 고향이다.

2000년 16대 총선에선 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하며 변화가 생겼다.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북지사에 당선하며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청주 상당으로 거점을 옮겨 19대·20대·21대(재보선) 의원을 지내며 당내 대표 중진으로 거듭났다.

정 의원은 "중앙에서 충북과 청주 상당의 목소리를 대변할 힘 있고 역량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당선해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조기 착공, 중부내륙특별법 제정에 따른 후속 사업, 충청권 메가시티 조기 현실화 등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그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은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돈을 건넸다는 업자와 이를 현장에서 돌려줬다는 정 의원 측의 진실공방은 현재 경찰 수사로 번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선거철 악의적 정치공작 마타도어를 강력히 규탄하며 거듭 결백 무고함을 밝힌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명명백백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권자와 인사 나누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 [이강일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인 이강일 전 위원장은 지역에선 '새 얼굴'에 가깝다.

진천 출생인 그는 청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 전 위원장의 선출직 이력은 2002∼2006년 서울시의원이 유일하다.

2007년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의 충북선대본부장을 맡고, 2014년 새누리당 김동수 청주시장 예비후보의 경선을 돕기도 했으나 잠시였다.

이 전 위원장이 지역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2016년 민주당 입당 이후 2022년 8월부터 최근까지 상당지역위원장을 맡으면서다.

그런 그가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친문 핵심으로 3선 국회의원, 주중대사,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당내 거물급 인사를 꺾은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이 전 위원장을 향한 지역의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의 거리인사 활동을 동행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읽혔다.

한 50대 유권자는 "대통령비서실장을 누르고 올라온 후보라니 눈길이 간다"며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인물인지 관심 갖고 눈여겨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만나는 주민들에게 "제게 기회를 준다면 가장 먼저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사법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며 "아울러 청주시에 IT산업이 자리매김하고, 인재와 양질의 서비스업이 태동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해 특색있는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원 시절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등 그의 정치 행보를 둘러싼 일부 비판에 대해선 "한나라당의 영입 제안으로 정치를 시작했지만 정체성에 맞지 않아 탈당했고, 열린우리당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당은 입당이 아니라 사실상 복당"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국현 대선 후보와 김동수 청주시장 예비후보와 관련한 활동은 당적 없이 친분이 있던 그들을 도운 것일 뿐 정당을 선택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녹색정의당 송상호 후보, 무소속 우근헌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충북 유일의 녹색정의당 후보인 송상호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출마의 변을 통해 "기후 재난 시대에 정부와 충북도, 청주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양당 독재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생태 사회와 전 국민 돌봄 사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정보통신기술사로 활동하는 무소속 우근헌 예비후보도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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