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 르포] 현역대결 김해을 "공약보고 결정할랍니더"
'낙동강 벨트' 사수·탈환 놓고 민심 팽팽…무당층 공략이 큰 변수될 듯
(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하던 사람이 계속해야지예. 다른 사람 온다고 달라집니꺼"
"한 사람이 계속하면 지역에 발전이 없습니더"
제22대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난 7일 경남 김해시 외동 한 대형 상가 앞 계단에서 나란히 앉아 시금치와 쑥 등을 판매하던 70대 상인 2명에게 총선과 관련한 생각을 묻자 '현역 지지'와 '새 인물 지지'라는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경남에서 '낙동강 벨트'의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인 '김해을' 선거구 지역인 내동, 외동, 대청동, 장유1동 등지의 유권자 민심은 이처럼 팽팽했다.
김해을 선거구는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에 맞서 국민의힘이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현역인 3선 조해진 의원을 투입하면서 여야 간 수성과 탈환을 놓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유권자들은 김정호 후보에 대해 "지역을 잘 알아서 좋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한 사람이 오래 했는데 발전이 없는 것 같다"며 조해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유권자 다수는 선거에는 관심 있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많았다.
김해을 선거구에서 만난 편의점업주, 식당 주인, 20대 직장인, 40대 주부, 60∼70대 상인 등은 "아직 누구에게 한 표를 던져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공약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신중론이 주를 이뤘다.
김해 대청동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60대 남성은 "코로나19 시절보다 경기가 별로인데 지역 경기를 살릴 사람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동 전통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60대도 "지금 경기가 어려워 지역을 살릴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겠다"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는 보류했다.
김해을 선거구는 '김해갑', '양산을'과 함께 경남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도전하는 몇 안 되는 선거구다.
김해시 단일 선거구였다가 인구가 늘어나면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김해갑과 김해을로 분리됐다.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인근지역 베드타운 역할을 하면서 외지인에 대한 저항감이 덜하고,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으로 젊은 지역이다.
17대부터 21대까지 두 번의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총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이 5승 2패로 우위를 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하면서 정치적 지형이 바뀐 영향이 컸다.
이에 민주당은 PK(부산·경남) 지역에서 반드시 사수해야 선거구인 반면, 국민의힘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승부처다.
여야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출퇴근 인사를 하고, 시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돌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유권자와 만나고 있다.
김경수 전 의원이 경남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2018년 보궐선거로 배지를 달고, 재선에 성공한 김정호 후보는 "주민과 인사를 하면 '독선적이며 무능·오만한 현 정권 때문에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을 전문가라고 자부한 그는 "대중교통 문제 해결 등 지역민 건의 사항을 실력과 뚝심을 바탕으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해진 후보는 21대 총선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68% 득표를 하며 당시 상대 후보와 더블 스코어 차이로 승리한 3선 중진이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 선거구로 옮긴 탓에 정치신인의 자세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한다.
외동 전통시장에서 명함을 건네며 유권자와 인사하던 조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고, 정치적 성지 같은 곳이지만 많은 분을 만나보니 당파성이 강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며 자신이 느낀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12년간 민주당을 찍었는데 발전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도 자주 듣고 있다"며 험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 이름과 정당명 등이 적힌 외투를 입고 지역주민과 만나던 김정호·조해진 후보는 취재진이 동행한 7일 외동 전통시장 방문일정이 겹치면서 만났다.
두 후보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를 만나듯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 후 유권자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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