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 르포] 현역 대 현역 맞붙은 부산 남구
민주당 박재호 "지역발전 이끌 큰 머슴 도와달라"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국정 경험을 했고 경제와 사회복지 분야 정책 전문가인 힘 있는 여당 의원이 당선돼야 합니다.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선거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개혁법안을 발목 잡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상전이 아닙니다. 당보다는 사람 인물을 보고 투표해야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흔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아니라 부산에서 드문 3선 민주당 국회의원이 나와야 남구는 물론 부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수영 "민주당 심판해야" vs 박재호 "당 보다는 인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지난 8일 부산 남구 못골시장에서 맞닥뜨렸다.
두 의원 모두 지역구 민원 해결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유권자들에게 각자 다른 논리를 내세우면서 표심을 공략했다.
박수영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비리 의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점을 부각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제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시장 상인들은 "최고 국회의원", "단디(확실하게) 하이소", "우리는 믿어도 돼요", "꼭 당선되길 바랍니다"라며 힘을 보탰다.
박재호 의원은 "국회의원은 '큰 머슴'이고, 머슴을 잘 부려야 주인(유권자)이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인들에게 자신의 직통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며 "당보다는 일 잘하는 박재호를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상인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반드시 승리하라", "파이팅", "잘될 겁니다", "3선 국회의원 되길 바랍니다"라며 응원했다.
두 의원은 못골시장에서 마주치자 공정 선거를 다짐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24년 만에 선거구 하나로…현역의원 간 맞대결
17대 총선부터 지난 제21대 총선까지 부산 남구 선거구는 갑과 을로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인구수가 감소로 두 선거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제22대 총선에서는 남구갑 초선 박수영, 남구을 재선 박재호 의원이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남구 선거구 총선 승패는 '본인 지역구를 잘 관리하면서 상대방 지역구 표를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다.
박수영 의원 텃밭은 문현 1∼4동, 박재호 의원 텃밭은 용호 1∼4동이다.
예전 남구갑 지역구는 국민의힘 전신 정당 후보들이 당선됐던 곳이다.
김정훈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뒤 제21대 총선에서 박수영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조직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전 남구을 지역구는 박재호 의원이 3차례 낙선한 뒤 제20∼21대 총선에서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당선되면서 기반을 닦은 곳이다.
두 후보 측은 과거 선거 때 기록한 정당 득표율을 계산하고 열세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양측 모두 뚜렷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힘 있는 여당 재선 의원" vs "부산서 흔치 않은 민주당 3선"
박수영 의원 측은 새로 지역구가 된 용호1∼4동, 대연3동 주민을 더욱 많이 만나고 있다고 했다.
또 "남구갑의 숙원 700여 건을 해결했는데, 남구을에는 10여년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면서 "주민이 제기한 현안 과제에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부터 구석구석을 돌며 세세한 민원까지 챙겼다"라며 "선거철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기 때문에 매일 2만보 이상 걸으며 주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판세에 대해선 "현역 의원끼리 맞붙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는 이뤘지만, 정부의 개혁 법안이 거대 야당에 발목 잡혀 번번이 좌초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다"면서 "전통적인 민주당과 다른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표를 줄 수 없다는 비토 여론도 굉장히 강하다"고 전했다.
박재호 의원 측은 옛 남갑 지역구인 문현1∼4동과 대연 4∼6동 지역 주민 표심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남구 전 지역에서 지난 8년간 작은 민원이라도 성심을 다해 챙겨왔던 점을 내세우면서 골목 단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흔한 여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특별한 '부산 민주당 3선'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고, 당내 입지도 그만큼 높아져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역량이 커진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현재 판세에 대해 "50 대 50"이라고 했다.
지역구 분위기를 묻자 "민주당 비토층이 많은 60대 이상 유권자들도 정권 심판 필요성을 강하게 말하고 있다"면서 "최대 강점인 주민 친화력을 기반으로 대면 접촉을 최대한 넓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의원은 "지금껏 해왔듯이 겸손, 경청, 실천의 자세로 주민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고 남구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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