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 르포] 남양주병, 이재명 저격수 대 호위무사 맞짱

심민규 2024. 3.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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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민주당 김용민 현 의원 격돌
"일탈한 진보와 유실된 보수의 대결" vs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료시켜야"

(남양주=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교통 문제나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 후보들의 공약을 보고 조금이나마 남양주가 발전되게 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예정입니다"

지난 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만난 30대 유권자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치적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조광한 전 시장(좌)과 김용민 의원(우) [촬영 심민규]

다산동이 속한 남양주병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신설된 지역구이다.

진건읍과 금곡동, 퇴계원읍 등 구도심에서 3대 이상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중장년층이 많아 보수세가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2019년 다산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진보·보수 이념과 지역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2030 세대가 유입돼 정치색이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주광덕 현 남양주시장이 당선됐고, 직전인 21대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현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과 민주당 김용민 의원으로 대진표가 압축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저격수로 자처하는 조 후보와 반대로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김 후보 간 대결이어서 관심이 뜨겁다.

회의 중인 조광한 전 시장 [촬영 심민규]

조 후보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으로 남양주병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고 지난달 15일 단수공천을 받았다.

그는 남양주시장을 지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문제, 하천 정비 사업 원조 논란 등으로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당직을 정지당하는 등 횡포를 당했다며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고 지난해 9월 국민의힘에 영입됐다.

조 후보는 "이번 선거는 일탈한 진보와 유실된 보수의 대결"이라며 '이재명 대표 심판'을 외치며 선거에 뛰어들었다.

5일 오후 2시께 남양주시 다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 후보는 본 선거운동을 대비해 홍보물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조 후보가 시장 시절에 함께했던 퇴직 공무원 10여 명과 MZ세대 표심을 잡기 위한 젊은 직원들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었다.

아직 선거사무소 개소 전인 사무실에 70대 시민이 방문해 조 후보에게 "꼭 되실 거다"고 덕담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만난 조광한 전 시장 [촬영 심민규]

이후 선거운동을 하러 상가를 찾은 조 후보는 상인들의 손을 잡으며 "남양주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하철역에서 조 후보를 알아본 어르신들은 "시장 시절 정말 잘했어"라며 "중앙 정치도 중요하지만 지역 발전에 노력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금배지를 달기 위해서가 아닌 남양주시 발전을 위한 도구가 되길 원한다"며 "남양주를 대한민국 일등도시로 우뚝 세우겠다"고 화답했다.

유튜브 방송 중인 김용민 의원 [촬영 심민규]

더불어민주당 주자로 뛰게 된 김용민 후보는 지난달 25일 단수공천을 받고 지난 7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으로 대표적인 친명계로 꼽힌다.

김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위기 상황이지만 현 정부는 위기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검찰 독재 정권을 조기 종료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후 5시께 다산동 선거사무소를 찾았을 때 김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민트TV' 생방송을 하고 있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권 조기 종료' 메시지를 담아 헌법개정을 주제로 방송을 진행했으며, 약 700여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선거 사무실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한 영향인지 본격적인 선거 운동 분위기라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일상을 그대로 하는 듯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방송을 마친 김 후보는 곧장 도농역으로 이동해 퇴근하는 시민들에게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얼굴도장을 찍었다.

퇴근길 시민 중에서는 김 후보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주거나 악수를 청하는 이도 있었다.

퇴근길 시민과 악수하는 김용민 의원 [촬영 심민규]

한 시민이 "요즘 TV에도 자주 나오고 일 제일 잘하는 걸로 유명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화답했다.

김 후보는 "남양주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재선에 성공해 더 큰 힘으로 더 발전된 남양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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