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 최민식도 머리띠 끼고 무대인사…'관객밀착 마케팅'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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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극장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든, 뭐든 하려고 합니다. 무대인사를 몇 번을 하든,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려고요."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인 영화 '파묘'의 배우 유해진은 개봉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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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바이럴로 홍보 효과…팬데믹 거치며 관객 소중함 절감"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지금은 극장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든, 뭐든 하려고 합니다. 무대인사를 몇 번을 하든,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려고요."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인 영화 '파묘'의 배우 유해진은 개봉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파묘' 배우진과 장재현 감독은 유해진의 말대로 전국을 누비며 관객과 직접 만나고 있다. 개봉 18일째인 10일까지 총 70번의 무대인사에 참석했다.
올해로 진갑(62세)을 맞은 배우 최민식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온라인에선 그가 관객이 준 머리띠를 낀 채 배를 내밀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때부터 관객들 사이에선 '할꾸'(할아버지 꾸미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더 귀여운 소품을 준비해 최민식에게 건넸고, 최민식은 이를 착용하고 '손 하트'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주는 등 팬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파묘' 측의 관객 밀착 마케팅은 개봉 초기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져 왔다.
극 중 무속인 화림으로 분한 김고은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일명 '커피 차' 이벤트에 나섰다. '파묘' 콘셉트에 어울리도록 개조한 트럭에서 직접 커피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건넸다.
'파묘' 외에도 영화계에선 배우들의 쉴 틈 없는 무대인사와 깜짝 이벤트 개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천만 영화 반열에 든 '서울의 봄' 팀은 총 600번 넘게 무대 인사를 했다. 주연 배우 정우성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관객 수 32만명을 넘긴 저예산 영화 '소풍'의 주역 김영옥은 여든일곱의 나이에도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했다.
작년 여름 개봉한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인 '밀수'는 커피 차 이벤트의 원조 격이다.
영화에서 다방 마담 역을 맡은 고민시는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광화문에서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눠줬다. 당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밀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나 고민시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배우들이 관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은 이 같은 밀착 마케팅이 영화 흥행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대인사 회차의 좌석 판매율이 일반 상영 회차보다 높은 데다 무대인사 사진이나 목격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 영화에 대한 입소문도 퍼지기 쉽다는 것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탄탄한 팬층을 거느린 배우가 나오는 작품의 경우 팬들이 배우를 보기 위해 무대인사 회차를 여러 번 예매하기도 한다"며 "일반 관객도 배우들 팬 서비스가 좋다거나 입담이 재밌다는 소문이 나면 같은 값으로 무대인사 회차를 보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팬들이 영상이나 사진 등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바이럴'도 돼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흥행에 도움이 되느냐를 떠나 배우들이 관객을 만나는 일을 전보다 더 즐기게 돼 밀착 마케팅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극장이 '셧다운'되다시피 하면서 배우들이 관객의 소중함을 더 많이 깨닫고 이들과의 소통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팬데믹 동안 감독·배우와 관객이 대면으로 만나 소통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돌아온 일상에서는 이런 시간을 더욱 값지게 여기는 것 같다"며 "배우들은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보고 에너지를 얻어 팬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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