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 수소’ 실상인가…얼마나 우스우면 이런 ‘무시’까지 [난 누구, 여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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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누구, 여긴 어디〉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수소 기술 및 설비 이전과 관련해 협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을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에 그칩니다.
2010년대 후반이 돼서야 수소가 부상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유럽은 일찍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를 주목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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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기술 도움 필요
설비 고장 책임 분담 강요에
사무실 사용 비용 요구까지
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인,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다룹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국이 이렇게 많이 발전했나?”
국내 A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영진(가명)씨는 수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B업체가 A업체 시설을 둘러보면서 이와 같은 발언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칭찬이 아닌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해서입니다. 최 씨는 “해외 일부 기업들은 자신들이 기술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소 기술 및 설비 이전과 관련해 협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을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최 씨는 “설비가 만약 고장이 났을 때 A업체 잘못이 아님에도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등을 요구했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에 그칩니다. 2010년대 후반이 돼서야 수소가 부상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유럽은 일찍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를 주목했기 때문이죠. 미국은 32년 전인 1992년에 만든 ‘에너지 정책법’에 수소에 대한 정책을 명시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04년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관심 덕분에 미국, 유럽 기업들은 일찍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액화수소 공장에서 기체수소를 액화하는 핵심 설비인 콜드박스는 독일 린데,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PEM은 미국 고어가 상당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수소 핵심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유럽 기업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 기업들은 협업 과정에서 ‘을(乙)’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기업 직원들은 최 씨처럼 어이없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C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 씨는 수소 설비 설계에 관한 노하우를 얻기 위해 유럽 D업체 공장에 방문했을 때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D업체가 박 씨에게 자신들의 사무실을 사용할 때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D업체의 무리한 요구에 화난 박 씨는 “사무실에 있을 때 돈을 내야 한다면 공장 바깥에서 일을 하라는 말이냐”며 강하게 항의하자, D업체는 “없던 일로 하자”며 한발 물러났습니다. 박 씨는 “출장을 다니면서 사무실 사용 비용을 따로 내라고 강요받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부당한 대우를 겪은 수소업계 관계자들은 기술 독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정부와 손잡고 연구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022년 정부가 전략 분야로 선정한 수전해(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터빈, 액화수소 등이 대표적이죠.
정부도 기업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수전해, 액화수소 등 수소 5개 분야 성장을 위해 38건의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 씨는 “미국, 유럽과 비교했을 때 시작은 늦었지만 5~10년 투자하면 우리나라도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충분히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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