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른·김보라도…감독♥여배우 커플 또 탄생, 불변의 조합 [정유진의 속닥무비]

정유진 기자 2024. 3.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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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배우 커플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종서 이충현, 홍상수 김민희(AFP=뉴스1), 문소리 장준환, 탕웨이 김태용, 구교환 이옥섭(평창국제영화제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불변의 조합이다. 감독과 배우의 만남이란.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김보라가 최근 결혼 소식을 알렸다. 결혼 상대는 김보라의 주연작이기도 했던 영화 '괴기맨숀'(2021)의 연출자였던 조바른 감독이다. 김보라의 소속사 눈컴퍼니 측은 결혼식이 6월로 예정돼 있다고 알리며 "두 사람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3년의 만남 끝에 백년가약이라는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됐다"고 전했다.

김보라와 조바른 감독은 열애조차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는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또 한쌍의 감독-여배우 조합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김보라/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감독-배우 커플은 감독-감독 커플보다 더, 혹은 배우-배우 커플만큼이나 자주 형성되는 조합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국내에서는 신상옥-최은희 커플부터 임권택-채령 같은 원로 영화인 부부가 있었다. 해외에서도 50년대 로베르토 로셀리니-잉그리드 버그만 커플부터 팀 버튼-헬레나 본햄 카터, 폴 앤더슨-밀라 요보비치, 조엔 코엔-프랜시스 맥도맨드 등 유명한 감독-여배우 커플이 다수 탄생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배우 커플은 아마도 김태용 감독과 중국 배우 탕웨이 부부일 것이다. 영화 '만추'(2011)의 연출자와 주연 배우로 만난 두 사람은 국내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국제결혼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탕웨이는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색, 계'(2007)의 여주인공으로, 국제적 인지도의 유명 배우였기에 한국 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열애 약 3년 만인 2014년 결혼한 두 사람은 2016년에 딸을 낳고, 올해 햇수로 결혼 11년 차를 맞이했다.

감독-배우 커플은 보통 작품을 매개로 만날 때가 많고, 해당 작품을 한 이후에도 협업을 계속 이어나가는 경우가 잦다. 영감을 주고받는 예술가이자, 서로의 뮤즈, 때로는 동업자로서 사적 관계 뿐 아니라 일적인 관계 역시 발전시켜 나간다. 탕웨이 역시 김태용 감독의 차기작인 '원더랜드'에 주연으로 합류하며 여전히 자신이 남편의 '뮤즈'임을 공고히 했다.

예술가와 뮤즈로서 가장 많은 작품을 쏟아낸 커플을 꼽으라면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일 것이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에 출연하며 홍 감독과 인연을 맺은 김민희는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을 통해 또 한 번 홍 감독의 영화의 히로인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개봉쯤 두 사람은 언론 앞에서 자신들의 관계를 '연인'으로 규정해 영화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유부남 감독과 여배우의 '불륜' 스캔들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모두에게 큰 타격이었다. 특히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아가씨'로 커리어의 정점을 달리고 있던 김민희는 이후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제외한 다른 한국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게 됐다. 다만 홍 감독이 다작 감독인 만큼 약 7년간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소설가의 영화'(2022) '물안에서'(2023) '우리의 하루'(2023) 등 홍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 경력을 이어왔다. 그 뿐만 아니라 김민희는 '소설가의 영화' 때부터는 제작실장으로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뒤 '탑'(2022) '물안에서' '우리의 하루' '여행자의 필요'(2024) 등 홍 감독 최근작들에서도 제작실장으로 활약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독립영화계에서도 다작한 감독-배우 커플이 있다. 이옥섭 감독과 구교환이다. 배우 겸 감독인 구교환은 때로는 연인 이옥섭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가 하면, 이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았고, 해당 작품에서 종종 주연을 도맡아 했다. '4학년 보경이'(2014) '플라이 투 더 스카이'(2015)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2015) '연애다큐'(2015) '걸스온탑'(2017) 등의 단편 영화들이 두 사람의 합작품이다. 더불어 구교환은 이옥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 '메기'(2019)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전종서/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장준환 감독과 배우 문소리,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 이승원 감독과 배우 김선영 역시 대표적인 감독-배우 커플이다. 장준환 감독은 아내 문소리의 감독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2017)에 목소리로 출연을 한 바 있으며, 문소리는 남편 장준환 감독의 연출작 '1987'(2017)의 마지막 장면에 출연해 힘을 보탰다. 이충현 감독의 영화 '콜'(2020)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연기력을 입증해 보였던 전종서는 남자친구의 다른 작품인 '발레리나'(2023)에서도 주연을 맡아 영화적 동반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선영 역시 '세자매'(2021)를 비롯한 남편 이승원 감독이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했다.

감독-배우 커플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이충현 감독은 지난해 '발레리나' 제작보고회에서 연인 전종서와의 작업하는 것에 대해 "워낙 잘 아는 관계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장점이 더 많았다, 소통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소통하지 않더라도 서로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미 서로 어떻게 할지 알고 있기도 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데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이게 일에서는 더 치열한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 영화 '세자매'에서 부부인 이승원 감독, 김선영과 함께 작업했던 문소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선영 이승원 감독 부부는 같이 극단도 오래 해왔는데, 그분들은 정말 토론이 치열하더라, 저희 부부와는 아예 텐션이 다르다, 작품에 대해 토론할 때 굉장히 격렬해서 깜짝 놀랐다, 정말 싸우는 줄 알아서 걱정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일화를 전하며 영화적 동반자인 감독-배우 부부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감독-여배우 커플이에게, 다음은 누가 이 배턴을 이어받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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