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개막 로스터+350만 달러 보인다… 경쟁자들 앞에서 4출루 무력 시위, 무모한 도전 아니었다

김태우 기자 2024. 3. 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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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만은 10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연합뉴스/AP통신
▲ 10일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서 3안타 1볼넷 4출루 대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시범경기 성적을 확 끌어올린 최지만은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지만(33‧뉴욕 메츠)이 위력적인 타격과 호성적을 남기며 로스터 진입을 재촉했다. 최지만의 경쟁자들이 스프링트레이닝과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성적을 남기고 있지 못한 가운데 최지만의 방망이는 꾸준하게 뜨거운 양상을 이어 가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감을 유지해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지만은 10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이라는 호성적을 찍으며 자신의 시범경기 성적을 한껏 끌어올렸다. 3안타 중에는 첫 타석 타점으로 이어진 장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뉴욕 메츠는 최지만과 야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9-3으로 이겼다. 시범경기 성적은 8승5패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좋았다가 최근 들어 타격감이 다소 꺾이는 추세의 최지만이었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최지만의 시범경기 타율은 전날까지 0.182로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이날 3안타로 타율은 0.357까지 쭉 뛰어 올랐다. 시범경기 출루율은 0.500이 됐고, 장타율도 0.714로 올라 시범경기 OPS(출루율+장타율)은 종전 0.902에서 1.214까지 크게 올랐다. 시범경기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은 유지되고 있었으나 타율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날 3타수 3안타로 이 수치마저 끌어올리며 개막 로스터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최지만은 3월 들어 가진 시범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어려웠다. 3월 2일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 3월 4일 휴스턴과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3월 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1볼넷, 3월 8일 워싱턴전에서는 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석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모처럼 선발 출전해 지장타 포함 3안타를 때리며 힘을 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서서히 로스터를 정리하고 있는 시점임을 고려하면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최지만이 그것을 해냈다.

이날 뉴욕 메츠는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전 선수들이 꽤 많이 나섰다. 브랜든 니모(좌익수)가 리드오프, 프란시스코 린도어(유격수)가 2번에 위치했다. 스탈링 마르테(우익수)가 3번을 본 가운데 최지만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마크 비엔토스가 4번 지명타자로 나갔다. 이어 최지만이 5번에 위치하며 중심타선에 포함됐다. 브렛 배티(3루수), 해리슨 베이더(중견수), 오마 나바에스(포수), 조이 웬들(2루수)이 하위 타선에 들어섰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투수는 좌완 스티븐 매츠(33)로 최지만에게는 시험대라고 할 만했다. 매츠는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 좌완 선발로 활약한 선수였다. 2015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해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11승) 고지를 밟았다. 이후 2021년 토론토로 이적해 29경기에서 150⅔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평균자책점 3.82로 개인 경력 최고 시즌을 찍었다. 2022년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뒤에는 다소 주춤했다. 2022년 15경기(선발 10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5.25, 지난해에는 25경기(선발 17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이적 후에는 부상 및 부진으로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있어 올해가 중요했다.

그러나 메츠 타선은 그런 매츠를 두들겨 1회부터 3점을 뽑아냈다. 1사 후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려 1-0으로 앞서 나갔다. 2사 후에는 마크 비엔토스가 좌익수 방면으로 2루타를 날려 2사 2루가 됐다. 여기서 최지만의 방망이가 빛났다. 경쟁자인 비엔토스가 2루타를 터뜨리자 최지만도 질세라 2루타 하나로 비엔토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 팀 합류 이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지만. 이날 활약으로 시범경기 출루율은 0.500이 됐고, 장타율도 0.714로 올라 시범경기 OPS(출루율+장타율)은 종전 0.902에서 1.214까지 크게 올랐다. ⓒ뉴욕 메츠
▲ 최지만은 이날 경기로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메츠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로 뽑힌다.

초구와 2구 모두 싱커 스트라이크였다. 최지만의 몸쪽 높은 공을 파고 든 코스가 좋은 공이었다. 쳐봐야 좋은 타구가 안 나오는 커맨드 좋은 공이었다. 하지만 3구째 바깥쪽 커브 유인구에 최지만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전형적으로 몸쪽 높은 공에 바깥쪽 낮은 쪽 커브를 던지는 투구 패턴이었는데 최지만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겼다. 좌익수 알폰소 리바스가 쫓아가려고 했으나 오히려 넘어질 정도였고, 타구는 원바운드로 펜스를 넘겨 인정 2루타가 됐다. 2루 주자 마크 비엔토스는 홈으로 들어왔다.

최지만은 후속 타자 브렛 배티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메츠는 2사 후 최지만이 해결 능력을 보여준 덕에 1회에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앞서 나가며 경기 기선을 제압했다.

최지만은 팀이 4-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선두 마크 비엔토스가 투수 앞 내야안타에 이어 실책으로 2루에 갔다. 두 번째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을 상대한 최지만은 몸쪽 공 세 개를 차분하게 보며 3B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4구와 5구가 스트라이크가 돼 풀카운트까지 갔으나 6구째 커브를 잘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메츠는 후속 타자인 브렛 배티가 2루수 뜬공, 해리슨 베이더가 좌익수 뜬공, 오마 나바에스가 우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아쉬움은 5회 풀었다. 4-0으로 메츠가 여전히 앞선 상황에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렸다. 1S의 카운트에서 2구째 시속 154㎞짜리 싱커를 그대로 받아쳐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는 104.9마일(168.8㎞)로 좋았다. 후속 타자 브렛 배티의 2루수 땅볼로 득점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모처럼 멀티히트로 감을 조율했다.

다른 선수들은 교체돼 경기를 마쳤지만 메츠는 최지만의 타격을 더 보고 싶었다. 최지만은 계속 경기에 남아 네 번째 타석을 소화했다. 4-0으로 앞선 8회 선두타자로 나가 팀의 빅이닝에 일조했다. 최지만은 네 번째 타석에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역시 잘 맞은 타구로 타구 속도는 108.2마일(174.1㎞)에 이르렀다. 최지만은 이 타석 이후 대주자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3타수 3안타에 1볼넷까지 4출루 경기를 하며 벤치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지만은 이날 경기로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메츠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로 뽑힌다. 10타수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프란시스코 알바레스(OPS 1.571), 트레이시 톰슨(OPS 1.295), 피트 알론소(OPS 1.251)에 이어 OPS로는 4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팀의 개막 지명타자 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마크 비엔토스는 타율 0.200, 출루율 0.231, 장타율 0.360, OPS 0.591에 그치고 있다. 메츠로서는 고민이 되는 대목일 수밖에 없다. 비엔토스에 대한 기대치가 컸는데 이대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시 지명타자 후보였던 DJ 스튜어트는 6경기에서 타율 0.118, 출루율 0.167, 장타율 0.118, OPS 0.285라는 형편 없는 성적에 그치고 있다. 이 정도 성적에 그칠 선수는 아닌데 타격 부진이 꽤 깊게 이어지고 있다. 스튜어트가 부진했을 때 최지만과 플래툰 멤버로 주목을 받았던 루크 보이트 또한 웃을 처지가 안 된다. 보이트는 7경기에서 18타수를 소화하며 꾸준히 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나 타율 0.056, 출루율 0.190, 장타율 0.056, OPS 0.246이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 뉴욕 메츠는 주전 1루수인 피트 알론소를 뒷받침할 만한 백업 1루수가 필요하다
▲ 최지만의 지명타자 경쟁자인 보이트는 7경기에서 18타수를 소화했으나 타율 0.056, 출루율 0.190, 장타율 0.056, OPS 0.246이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최지만은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모든 성적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직 장담할 수는 없으나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최지만의 개막 로스터 승선은 꽤 유력하게 보인다. 메츠는 부동의 주전 선수인 피트 알론소의 뒤를 받칠 백업 1루수가 필요하고, 지명타자 포지션이 비어있다. 최지만은 1루수로 뛰면서도 지명타자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타격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흐름을 계속 이어 가는 것이 관건인 2024년 스프링트레이닝이다.

현재까지 주전 선수들의 성적은 최지만의 오프시즌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상징할 수도 있다. 2023년 시즌을 끝으로 그토록 기다렸던 메이저리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지만(33‧뉴욕 메츠) 시장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간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는 타자로 꾸준하게 출전했지만, 하필이면 FA를 앞둔 직전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얼룩졌고, 팀까지 옮기는 와중에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피츠버그와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만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성적도 떨어졌다. 타율은 0.163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출루율도 0.239, 장타율도 0.385로 역시 바닥을 찍었다. 가뜩이나 많은 구단들이 지갑을 닫은 2023-2024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최지만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일본 구단의 러브콜도 계속됐지만, 최지만은 아직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남아 있었고 결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오퍼를 끝까지 들은 끝에 메츠와 계약했다. 1년 100만 달러 수준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안한 팀도 있었지만 최지만은 더 큰 그림을 그렸다. 메츠와 1년 최대 350만 달러 수준의 스플릿 계약을 했다. 기본적으로 마이너리그 계약이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그만한 대우를 받는 조건이다.

최지만은 다른 구단들로부터도 스플릿 계약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메츠를 선택한 이유는 역시 경쟁의 용이성이었다. 메츠는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를 볼 수 있는 좌타자가 필요했고, 최지만은 그 메츠에서 틈이 있다고 판단했다. 개막 로스터를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도 면밀하게 살폈는데 해볼 만하다고 봤다. 계약 당시 최지만 측은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가능하기에 스플릿 계약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건강만 하면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지만은 당시의 구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시범경기에서 나름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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