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선수층 고민' KCC, 곽정훈이 해결할 수 있을까
곽정훈(188cm, F)이 KCC의 빈약한 선수층에 혜성처럼 등장할 수 있을까.
부산 KCC가 지난 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원주 DB와 경기에서 104-115로 패했다. 3연승에 도달하지 못한 5위 KCC 시즌 전적은 25승 21패다.
KCC는 2023~2024시즌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최준용(200cm, F)을 FA(자유계약)로 영입하면서, 허웅(185cm, G)-이승현(197cm, F)-송교창(198cm, F)-라건아(199cm, C)까지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성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높은 연봉을 받는 핵심 선수들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식스맨 자원들을 빈약하게 만들었다. 2022~2023시즌 핵심 식스맨이었던 김지완(190cm, G)을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한 KCC였다. 반대급부로 받아온 염재성(177cm, G)은 1군에서 출전한 적 없는 가드다. 샐러리 덤핑(샐러리 캡 줄이기)을 위한 트레이드였다. 김상규(201cm, F)도 트레이드로 안양 정관장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그 결과 주전 선수들에 기대고 있는 KCC다. 이날 경기까지 기준으로 KBL에서 평균 30분 이상 출장한 선수들은 13명이다. 그중 KCC 선수는 허웅, 송교창, 최준용까지 3명이다. DB를 제외하면, 다른 어느 팀도 3명 이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편, KCC가 이날 경기까지 10일 동안 여섯 경기를 치렀다. 지난 29일 5라운드 DB와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9일 6라운드 DB와 경기까지 백투백 경기 한 번을 포함한 끔찍한 일정이었다.
식스맨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KCC로서는 다른 팀보다 두 배 힘든 일정이었다. 지난 5일 고양 소노와 경기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체력 소모는 이전 경기보다 더 늘었다. 허웅은 이날 경기와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 3점 성공률 약 17%(3/18)에 머물렀다. 전창진 KCC 감독은 "(허)웅이 3점 성공률 하락은 당일 컨디션 문제"라며 일축했지만, 집중 견제와 체력 소모는 야투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자칫 쉽게 무너질 수 있었던 KCC에서 마지막까지 힘을 냈던 선수가 곽정훈이었다. 2쿼터부터 출전했고, DB 장신 숲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적극적인 림 어택으로 바스켓카운트까지 완성했다. 전창진 감독도 크게 기뻐했던 장면이었다.
곽정훈은 활약을 멈추지 않았다. 3쿼터에는 갈고 닦았던 외곽 슈팅 능력을 보여줬다. 코너와 윙을 가리지 않았다. 3점 세 방으로 KCC 추격전의 최전선에 섰다. 디드릭 로슨(202cm, F)의 끈질긴 반격에도 굴하지 않았다.
폭발력을 증명한 곽정훈은 4쿼터에도 계속 코트에 남았다. 4쿼터 종료 8분 14초 전에 또다시 3점을 터트렸다. 점수 차를 5점까지 줄였다.(91-96)
하지만 KCC가 역전에 이르지는 못했다. 공격력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수비까지 해내는 게 쉽지 않았다. 코너에서 기회만 노리던 박인웅(190cm, F)과 스크린을 활용한 이선 알바노(185cm, G), 3점 라인 두세 발 뒤에서 3점을 터트린 로슨을 다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전창진 감독은 경기 후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한 경기다. (곽)정훈이 (발견은) 소득이다. 그러나, 출전 시간을 확보하려면 수비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당근과 채찍을 모두 줬다.
KCC는 분명 빈약한 식스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샐러리 캡 문제로 외부 영입은 쉽지 않은 만큼, 기존 선수들의 성장과 발굴이 필요하다. 계약 만료를 앞둔 곽정훈은 누구보다 절실하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경쟁자인 전준범(195cm, F), 이근휘(188cm, F)와 다른 억센 매력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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