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보엠이씨 샀더니 매년 '따박따박'…"예금보다 쏠쏠하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2022년 매출 첫 1조 시대 열어
지난해 영업이익 사상 최대
“日·말레이시아 등 해외 수출 강화
공장 자동화로 이익률도 높일 것
주가 안정 위한 노력 계속하겠다”
배당 수익률만 6.1% 달해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7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시가총액 1000억원(10일 959억원)도 안 되는데, 고배당 약속을 지켰다.
‘반도체 기계설비 강자’ 세보엠이씨 이야기다. 이 회사는 1978년 세보기계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기계가스설비공사업·소방시설공사업·토공사업·강구조물공사업 등 13개 건설 면허로 다양한 설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1996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2003년 3월 세보엠이씨(구 세보기계공업)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고 제2 도약에 나선 세보엠이씨 본사를 지난 8일 찾았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341 인산빌딩에 있고, 남부터미널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8분 거리에 있다.
반도체 1차 배관 1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고객사
세보엠이씨는 하이테크 반도체 제조시설의 클린룸 설비공사를 수행하고, CB(Cross Beadinf·격자무늬 형상) 덕트, 불소수지 코팅 덕트, 모듈화 공법 적용을 통한 공사기간 단축 및 반도체 제조시설의 신축, 개·보수 등 시공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클린 룸 공사 초기에 들어가는 국내 1차 배관 시공 1위 회사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그룹(삼성전자·삼성물산 등), SK그룹(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 코오롱글로벌 등이 있다.
특히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불소수지 코팅 덕트는 국내 점유율 60%다. 화재에 강하고 재활용도 가능해 반도체 회사들의 발주가 늘고 있다. 일본 굴지의 전자회사 S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불소수지 코팅 덕트는 스테인리스 스틸 내부를 특수 코팅해 반도체 제조 공정상 강산이나 강알칼리성 화학 물질의 부식성 화학가스가 배출될 때 화재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처는 반도체, 화학 플랜트, 가스생산·정제시설 등이다. 이 기술은 2011년 미국 회사 FAB Tech서 기술 이전 받았다.
작년 영업이익 375억 ‘사상 최대’ … 이익률도 높아져
최근 4년간 실적은 우상향이다. 2020년 매출 6412억원, 영업이익 71억원에서 지난해 잠정 매출(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 기준) 8717억원, 영업이익 375억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각각 35.95%, 428.17%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10%에서 4.3%로 높아졌다. 특이점은 2022년 1조 매출 돌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진호 IR 팀장(경영지원본부 대외협력팀 수석)은 “공장 자동화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사업 모델로 주주들과 열매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말 주당 배당금 550원(시가배당률 6.1%)을 공시했다”며 “주가 안정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우영 세보엠이씨 대표는 지난해 9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배당·자사주 매입 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반도체 기계설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비도 늘리고 시설 투자도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26년간 ‘배당 모범생’ … 지난해 배당수익률, 예금 이자의 2배
세보엠이씨는 1998년부터 26년간 ‘배당 모범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2019년 150원→2020년 200원→2021년 250원→2022년 500원→2023년 550원으로 우상향이다. 배당수익률만 놓고 보면 시중은행 정기예금(연 2.65% 기준) 이자 수익률의 2배가 넘는다.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김 팀장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으로 매출은 주춤할 수도 있지만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공장 자동화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자동화 생산 물량을 확대 중이다”며 생산성 향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충북 음성 공장(대지 12만2535㎡, 건물 4만3583㎡)의 경우 반도체 제작 자동화 장비를 여러 개 갖춰 업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기계설비는 고객사의 요청 시 속도와 정확성이 생명인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서 이러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측 “코팅 덕트 해외 박람회 준비” … 건축설비 특허 80여개
김 팀장은 “일본과 말레이시아 수출 강화를 위해 코팅 덕트 해외 박람회 진출 준비 중이고, 해외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반도체 산업 전시회(세미콘 코리아 2024)에 참가해 기술력 향상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연구개발 강화로 회사는 지난해 말 길이 조절용 덕트 특허를 출원했고, 건축설비 제품 및 공법 특허는 80여개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1만6500㎡ 평택공장을 준공해 삼성전자 수도권 벨트(기흥·화성·평택)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도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산단에 300조원(20년간) 투자를 결정한 만큼, 중장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대목이다.
반도체 기계설비에 특화된 전문건설업체지만 플랜트 사업에서도 존재감이 있다. 통영 LNG 기지 에너지 시설 공사,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배관제작 설치 및 철골 공사 등을 수행했다. 울산, 여수, 대산 등 전국 화공단지에 기계, 배관 설치공사도 맡은 바 있다.
총 주식 수는 1053만주로 김우영 대표 외 특수관계자 3인이 지분 47.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시가총액 959억원의 소형주이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8.87%다. 자사주는 4.99%로 유통물량은 40%가 안 된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 330억원, 부동산 자산은 492억원이다.
연초 대비 주가 4.23% 올라 …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 6만1419주 그쳐
그럼에도 주가는 힘이 없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9110원으로 연초 대비 4.23% 올랐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6만1419주로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적은 편이다. 현 주가 기준 단순 환산 땐 하루 거래대금은 5억5950만원 정도인 셈이다. 거래 활성화에 대한 사측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1차 배관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주력 제품인 불소수지 코팅 덕트는 국내 점유율 60%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클린룸을 7배 확장한다는 계획과 용인 공장 건설 계획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2019년부터 배당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배당 성장주로서 매력도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1차 배관은 2차 배관에 비해 마진이 낮아서 거래처가 늘거나 수주가 많아야지만 실적이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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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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