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플레이브' 쇼크…이 버추얼 아이돌이 통한 이유 [황미현의 가요톡]

황미현 기자 2024. 3.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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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브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음악은 우리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 속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여러 음악 중에서도 K팝은 요즘 전 세계의 주목을 한껏 받으며, 국내외 팬들의 '귀'는 물론 '눈'까지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에 [황미현의 가요톡]을 통해 K팝과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 및 가수와 관계자들을 분석,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자 합니다. 첫 주제는 최근 들어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입니다. 지난해 3월 데뷔한 5인 버추얼 보이 그룹 '플레이브'(PLAVE)가 컴백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플레이브의 미니 앨범 2집 '아스테룸 : 134-1'(ASTERUM : 134-1)은 역대급 기록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브의 신보는 초동 판매량 56만 9289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정식 음반 발매 전 이미 선주문량 50만 장을 돌파,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데뷔앨범 '아스테룸'(ASTERUM)의 2만 7000장, 미니 앨범 1집 '아스테룸: 더 쉐이프 오브 딩스 투 컴'(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의 20만 3000장을 훌쩍 뛰어넘는 자체 최고 기록이다.

한터차트 기준, 플레이브의 새 앨범 초동 판매량은 보이 그룹 중 역대 17위에 해당한다. 플레이브 위에는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NCT 드림, 방탄소년단, 에이티즈, 엑소, 제로베이스원, 더보이즈 등 대형 기획사 및 서바이벌 출신 그룹들이 차례로 자리하고 있다. 플레이브는 중소 기획사 및 버추얼 아이돌임에도 이들의 뒤를 바로 잇고 있어 가요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중픽'을 가리는 음원 차트에서도 플레이브의 성과는 눈에 띈다. 음원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웨이 포 러브'(WAY 4 LUV)를 비롯한 수록곡 전곡을 멜론, 벅스 등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단순한 팬덤 화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순위라는 점에서, 대중성까지 입증했다는 평가다.

플레이브는 어떻게 현실 아이돌을 뛰어넘는 기록을 가능하게 했을까.

우선 플레이브는 모션 트래킹과 실시간 랜더링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동작을 그대로 아바타에 입혔다. 말 그대로 아바타 뒤에 실제 사람이 있는 것인데, 해당 인물의 행동을 아바타가 그대로 재현하므로 아바타가 실제 사람을 대변할 수 있다.

즉, 플레이브는 외관만 아바타일 뿐 그 외는 현실 아이돌과 같다. 결점 없는 완벽한 외모에 친근감 있는 말과 행동, 그리고 사생활 논란까지 차단한 이상적인 아이돌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플레이브는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나아가 안무까지 직접 만들고 있는데, 자체 제작 콘텐츠를 중시하는 K팝 팬들의 '니즈'까지 충족시켰다.

직접 음악을 만드는 플레이브는 또 하나의 강점으로는 '이지 리스닝'을 추구한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우리의 색깔이 이지 리스닝"이라며 "들었을 때 쉽고, 좋게 들려야 한다는 생각이며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도 자신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한 바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팬들과 소통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두 번씩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플리(팬덤명)를 위한 콘서트도 할 예정이고,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대체 이벤트들을 많이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플레이브의 성공에 대해 뉴스1에 "과거 사이버 가수 아담의 한계를 기술적으로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K팝이 전 세계적으로 대세이다 보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가능성이 높다"라며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사실 완전한 AI는 거부감이 있다"라며 "실제 사람이 아니라 몰입도가 낮아질 수 있는데 플레이브는 아바타 뒤 실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친근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트렌드에 맞추면서도 기술력이 담보된 형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거부감 없는 웹툰형 비주얼에 이지 리스닝의 음악, 실제 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운영 방식이 3박자로 적절하게 밸런스를 유지했다고 본다"며 "플레이브는 실제 아이돌처럼 서사와 세계관을 만들었고 앨범뿐 아니라 예능, 토크 콘텐츠 등을 꾸준히 만들어주면서 팬덤 유입을 위해 노력한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의 팬덤을 바탕으로 실제 사람, 아이돌이 못한 것을 잘 파고든다면 더욱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며 "대형기획사 시스템 안에서 지나치게 정제된 표현 방식이 개개인의 매력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추얼 아이돌은 이보다 자유로운 만큼 과감한 시도나 메시지가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고, 그 화력은 더 막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mh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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