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단계'로 비핵화 협상 모색?...北 호응 '불투명'
[앵커]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이른바 '중간단계'를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한과의 핵 동결이나 핵 군축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미 정부의 공통된 목표라며 선을 그은 가운데 미국 대선의 향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신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이른바 '중간단계'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라 랩-후퍼 /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 :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하지만 이 비핵화의 과정에서 중간조치들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한반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위협 감소'에 대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고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중간단계란 비핵화 이전에 핵 동결이나 핵 군축 등의 위협감소 조치를 취하면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중간단계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도 비핵화는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고, 그것이 현실이라며 궁극적인 비핵화로 향하는 중간단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접촉을 거부해왔습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비핵화가 당장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중장기적인 중간단계를 두고 핵군축적 접근을 해야 된다. 핵 군축은 핵 폐기가 맞긴 하지만 과정을 좀 더 길게 잡고 단계를 설정해서 목표를 성취해가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미 고위 관리의 발언이 우리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같은 취지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 : 북한 정권의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의지가 확인된다면 이를 이행하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을 치르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까지 방치할 경우 통제 불가능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기류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의 향배가 불투명한 데다 미국의 중간단계와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보상은 성격이 달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촬영기자;장명호
영상편집;윤용준
그래픽;김진호
YTN 신현준 (shinh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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