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여풍, 전문성 강화… '거수기 논란' 금융권 이사회 지각변동
[편집자주] 3월 금융권의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금융권은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방침을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제안이 나오는 만큼 이번 주총시즌에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거수기' 오명을 받은 사외이사, 이사회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달라진 주총 분위기에 대표 저평가 종목인 금융주가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① 밸류업 바람에 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 금융권 '주주환원' 대응 고심
② 거세진 여풍, 전문성 강화… '거수기 논란' 금융권 이사회 지각변동
③밸류업 프로그램 훈풍 재가동… 저평가 은행주, 날개 달까
금융권 이사회에 새바람이 분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동시에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이사회 구조 개편에 나섰다.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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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신임 사외이사에 여성인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올리면서 여성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진이 최종 선임되면 하나금융 사외이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에서 22.2%로 확대된다.
우리금융은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두 명의 신임 사외이사 모두 여성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6.7%에서 28.6%로 늘었다.
KB금융은 사외이사진 7명 중 여성이 3명으로 42.9%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2명(28.6%)으로 이번 주총에선 인원 변동 없이 사외이사 수와 여성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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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모범관행에서 국내 금융지주가 글로벌 금융회사 이사회보다 성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미국 시티은행은 여성 이사 비중이 53.8%로 웰스파고(38.5%)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35.7%) 등도 35% 수준에 달한다.
사외이사가 외부 평가 없이 '자화자찬'하는 형태로 경영진의 감시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사외이사 30명은 전원 '최고 수준'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사외이사 들이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 방식으로 최고점을 준 셈이다.
거수기 관행도 여전하다. 이사회 활동내역이 공개된 KB·하나·우리금융은 지난해 이사회를 총 40회 열었으나 결의안건 중 사외이사가 반대한 사례는 1건도 없다. 금융지주가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대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회 변화 시도도 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와 금융투자업계는 행동주의 펀드가 사외이사 선임에 개입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주주제안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급등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는 이달 열리는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 비상임이사 1인 증원과 비상임이사 1인·사외이사 3인 선임에 관한 주주제안을 제출한다. 앞서 JB금융 측은 기존 사외이사들의 전원 유임을 결정했으나 얼라인파트너스는 자발적 사외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오는 15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등적 현금배당, 이사임기 3→1년 단축, 유상증자 등의 주주제안건을 요구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회사 경영상 중요사항에 대해 과도하고 빈번한 주주제안으로 의사 결정 효율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액주주 의견은 경영에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순기능이 있으나 기업 투자를 막는 등 기업 가치를 낮추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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