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전희철 감독이 “전력상 열세”라 말한 근거, 그래도 믿는 구석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10일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시티 훕스 돔에서 치바 제츠를 상대로 2023-2024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파이널 포 파이널을 갖는다. 한국시간으로 8시에 열리며, 이에 앞서 5시부터는 안양 정관장과 뉴타이베이 킹스가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전희철 감독은 치바에 대해 “생각대로 공수, 내외곽 등 모든 면에서 밸런스가 굉장히 좋은 팀이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객관적 전력은 우리보다 한 수 위다. 물론 진다는 건 아니다. 플레이오프처럼 몇 경기를 치르는 게 아닌 단기전이다. 서로 준비한 전술이 얼마나 통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팀 전력이 열세라고 인정한 근거는 단순히 짜임새 뿐만이 아니었다. 가용 인원에서도 두드러지는 차이가 있다. 외국선수 2명을 동시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한 조건이지만, 치바는 귀화선수 아이라 브라운도 외국선수 2명과 함께 뛸 수 있다.
실제 치바는 뉴타이베이와의 4강에서 브라운과 206cm의 빅맨 존 무니, 재비어 쿡스가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치바는 이를 토대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45-31 우위를 점했다. SK 역시 정관장과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44-25로 앞섰지만, 사실상 외국선수 3명이 동시에 뛰는 치바와의 대결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설상가상 최부경은 발목부상으로 결장한다.
전희철 감독 역시 “우리가 전력상 열세라고 말한 이유는 상대 팀에 귀화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경험상 지난 시즌도 그 부분이 힘들었다. 높이, 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허)일영이, (안)영준이도 리바운드에 가담해줘야 한다. 이들을 키플레이어로 꼽은 이유다. 수비, 리바운드, 높이, 힘 싸움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꼽았다.
안영준 또한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외국선수들도 헷지를 열심히 하고, 키 큰 선수들도 잘 달리더라. 그래도 리바운드를 신경 쓰면 대등한 경기를 이어갈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막판에 승부를 지어야 할 것 같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그래도 전희철 감독에겐 믿는 구석이 있다. 올 시즌에 폭풍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오재현이다. 오재현이 토가시의 화력을 최소화한다면, 승산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희철 감독의 계산이다.
“(오)재현이가 성장했지만, (김)선형이의 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선형이를 막기 위한 수비를 펼치는 팀이 많지 않다. 그래서 선형이가 돋보였던 것”이라고 운을 뗀 전희철 감독은 “그래도 재현이에게는 수비라는 장점이 있다. 토가시를 수비할 능력이 있는 선수다. 분명 선형이의 공백은 느껴지겠지만, 재현이의 성장세로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재현이가 토가시의 득점을 본인의 득점보다 적게 묶어줬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최)원혁이도 있다. 둘 다 힘도 좋고 발도 빠르기 때문에 대만 선수들보단 잘 막을 거라 생각한다. 이들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열세인 전력은 전략으로 메울 수 있다. 전희철 감독은 안영준과 허일영의 리바운드 가담, 수비 스페셜리스트 오재현과 최원혁의 지원이 더해지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SK는 전희철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를 운영,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사진_EAS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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