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과징금 때리고 보자"… 공정위, 유통가 소송전 잇단 고배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높아지는 승소율에도 공정위는 최근 과징금 규모가 큰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특히 SPC와 쿠팡 등 사회적 관심을 끈 유통가와의 소송전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기업 저승사자'의 체면을 구겼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기업을 압박하기 위해 과징금부터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①"일단 과징금 때리고 보자"… 공정위, 유통가 소송전 잇단 고배
②공정위, 패소한 SPC 통행세 행정 소송 대법에 상고
③"갑질 없었다" 33억원 과징금 소송서 공정위 누른 쿠팡
공정위가 2019~2023년 사이 고발,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린 건수는 연간 219~299건이다. 그중 기업이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건수는 43~68건이다. 비율을 살펴보면 2019년 22.1%에서 2022년 28.3%로 해마다 평균 2%씩 올랐다가 2023년 18.0%로 낮아졌다.
승소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7년만 해도 승소율은 67.6% 정도이며 이후 패소율은 더 줄어든 상태다. 확정판결을 기준으로 패소는 2020년 1건, 2021년 2건에 불과하다. 2022년 이후로는 16건 중 전부승소 14건, 일부승소 2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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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행정소송에 휘말리면 확정판결까지 평균 2년이 소요된다. 업계는 소송전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유통가 주요 기업 과징금 관련 소송 소요 기간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 1051일, 롯데쇼핑 996일 등이었다. 2~3년 가까이 소송이 장기화한 사례다.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 과징금의 규모가 대폭 줄었다. 하지만 해당 기간 사업이 위축되고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은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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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잘못한 게 있다면 제대로 된 증거를 확보한 뒤 확실하게 처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때리고 보자'는 식으로 제재부터 나섰다가 장기간 조사에도 증거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소송에 패하면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공정위가 부과했다가 돌려준 환급액은 총 2223억원이다. 그중 환급가산금이 115억원, 환급체납액은 5900만원이었다.
공정위 측은 "최근 많은 관심이 쏠린 소송에서 다수 패소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조금 다른 측면이 있었고 항소를 통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다소 무리하게 제재를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법원까지 가기 전에 행정처분 단계에서 위원회 내부 논의를 통해 적법성 여부를 충분히 살피고 있다"며 "승소율을 떠나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면밀한 수사, 유사 사건 판례 검토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이달에도 bhc, 메가MGC 커피,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는 2022년 기준 ▲공정거래법 위반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하도급법 ▲소비자보호관련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위반 순으로 나타났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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