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우아한 디자인에 폭발적 힘…벤틀리 벤테이가·컨티넨탈GT
컨티넨탈 GT, 전기차 뛰어넘는 가속력…소음·진동 적어
벤틀리코리아 "라이프스타일 지향하는 브랜드 될것"
(서울·가평=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의 설립자인 월터 오언 벤틀리가 1919년 밝힌 창립 목표는 '뛰어난 자동차, 빠른 자동차, 최고의 자동차 제작'이었다.
이후 100여년간 벤틀리 브랜드의 소유주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지금도 벤틀리는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힌다.
현재 벤틀리의 최고 인기 모델 2종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벤테이가'와 2도어 쿠페 '컨티넨탈 GT'다. 벤틀리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1만3천560대 가운데 44%는 벤테이가, 31%는 컨티넨탈 GT 라인업이었다.
지난 6일 벤틀리모터스코리아와 공식 딜러인 벤틀리 서울이 국내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연 '벤틀리 엑스트라오디너리 드라이브' 시승회를 통해 이 두 모델을 직접 몰아봤다.
벤틀리가 국내에 진출한 2006년 이후 언론사 대상 시승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강남구의 벤틀리 서울 강남 전시·문화공간 '벤틀리 큐브'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군의 한 리조트까지 왕복 약 140㎞ 구간에서 두 모델을 번갈아 가며 몰아봤다. 둘 다 영국 크루 공장에서 생산한 2023년식 가솔린 모델이다.
중후한 외관에 스포티함 갖춘 벤테이가 S
먼저 벤틀리 큐브 앞에서 벤테이가를 만났다. 전고 1천742㎜, 전장 5천125㎜로 큰 덩치였다.
시승한 벤테이가는 스포츠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 S 모델이었다. S 모델은 전조등과 후미등 테두리 및 그릴을 검은색으로 도색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후면부의 리어 스포일러는 더욱 커져 차체 접지력과 주행 성능을 높였다.
내부는 고급스러웠다. 시트와 팔걸이, 스티어링휠 등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곳은 대부분은 고급 가죽으로 덮였다. 센터페시아 맨 위 송풍구 한가운데 장착된 아날로그 시계는 벤틀리의 고풍스러움을 상징하는 듯했다.
중앙의 10.9인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육중한 차체에 비하면 작게 느껴졌다. 최근 출시되는 차들이 화면 크기를 한껏 키우는 추세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복잡한 도심 구간을 빠져나가 올림픽대로에서 속도를 높였다. 4.0L 8기통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내는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78.5㎏·m의 힘이 여실히 느껴졌다. 공차 중량 2천540㎏의 육중한 차체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단 4.5초다.
8가지 주행 모드 중 '스포츠'를 택하니 운전 중인 차가 SUV인지 레이싱카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벤틀리코리아 관계자는 "벤테이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고 고급스러운 SUV'를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벤테이가, 특히 S 모델의 진가는 와인딩 구간에서 발휘됐다. 이 모델에는 세계 최초의 전자식 액티브 롤링 컨트롤 시스템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가 기본 탑재됐다. 꽤 빠른 속도로 코너링하는데도 차량의 흔들림이 꽉 잡히면서 불안하지 않게 주행할 수 있었다.
벤테이가 S 모델은 컨티넨탈 GT나 플라잉스퍼 등 다른 벤틀리의 S 모델보다도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의 반응성을 더 향상했다고 한다. 차체가 높은 대형 SUV인데도 '휘청인다'는 느낌은 적었고, 코너링에서 직진으로 바뀔 때도 부드럽게 나아갔다.
약 80㎞의 운행을 마치고 측정한 벤테이가의 연비는 L당 5.9㎞로, 공인 복합연비 6.7㎞보다는 다소 낮았다.
세련된 모습에 인상적인 가속도 컨티넨탈 GT 아주르
벤틀리 큐브로 돌아가는 길에는 컨티넨탈 GT 아주르 모델의 운전대를 잡았다. 컨티넨탈 GT의 겉모습에서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이 돋보였다. 차량 전체에 흐르는 유려한 곡선이 눈길을 끌었다.
벤테이가와 마찬가지로 내부에는 고급 가죽이 넉넉히 사용됐고, 'B'로고가 크게 새겨진 변속기, 온도 조절 다이얼, 송풍구 등에 쓰인 번쩍이는 크롬 재질이 화려함과 세련됨을 더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충분했다. '벤틀리 로테이팅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시동을 켜면 대시보드 가운데 부분이 회전하며 화면이 나타났다.
문이 2개만 달린 쿠페인 만큼 차 내부가 넓지는 않았지만, 1·2열 사이의 측면 기둥(B필러)을 없애 창문을 열었을 때 개방감이 충분히 느껴졌다.
컨티넨탈 GT는 벤테이가와 정확히 같은 출력·토크 성능을 갖췄다. 다만 공차 중량이 2천295㎏으로 더 낮아 제로백은 4초, 최고 속도는 28㎞/h 더 빠른 318㎞/h에 달한다.
컨티넨탈 GT의 주행 성능은 쭉 뻗은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체감할 수 있었다.
전기차 이상의 순간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몸과 시트가 하나가 돼 튀어 나가는 것 같았다.
고속 주행 중에도 안락함을 느끼기 충분했다. 창문을 닫으면 엔진음과 외부 소음도 그다지 크게 들리지 않았고, 실내로 전달되는 진동도 심하지 않았다.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고성능 럭셔리카를 의미하는 'GT'(그랜드 투어러)가 붙은 이유를 수긍할 수 있었다.
60㎞ 가까이 운전한 뒤 확인한 연비는 6.5L/㎞로 공인 복합연비 7.4L/㎞에 미치지는 못했다.
프라이빗 멤버십 라운지 십분 활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도모
벤틀리는 벤틀리 큐브를 통해 국내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이곳은 벤틀리 출고·계약자 전용 멤버십 라운지로 운영되고 있다.
벤틀리 큐브 지하에는 벤틀리의 최고급 카 오디오 '네임'(Naim)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4층 '아주르 라운지'는 벤틀리 소유주 간 소통의 장으로 꾸며졌다.
3층 '바투르 스튜디오 스위트'는 벤틀리의 비스포크(고객 맞춤형) 전담 부서 뮬리너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벤틀리의 플래그십 SUV '더 뉴 벤테이가 EWB'가 전시돼 있다.
벤틀리는 벤틀리 큐브를 거점으로 국내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벤틀리는 국내에서 2021년 506대, 2022년 775대, 지난해 810대를 팔며 매년 판매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인 2022년에 비해 약 11% 감소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벤틀리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기도 하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코리아 총괄상무는 "벤틀리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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