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절차 돌입 전 VC에 돈 물어준 회사, 뒷말 나오는 이유

김종용 기자 2024. 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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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통신 부품 전문 제조업체 네온포토닉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전 일부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준 사실이 드러나 채권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IB업계의 관계자는 "네온포토닉스의 채권자는 CCVC-광주청년창업펀드를 운용 중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를 포함해 90여명 수준"이라며 "회생 절차 돌입 전 주요 주주로 있던 VC 지분을 되사주지 않았다면 이들도 한푼도 건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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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네온포토닉스가 광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ETRI 제공

광통신 부품 전문 제조업체 네온포토닉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전 일부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준 사실이 드러나 채권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네온포토닉스가 우선 변제권이 있는 채권자 대신 후순위인 벤처캐피털(VC)의 손해를 소액이지만 보전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 VC가 인수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우선 변제권을 갖는 회생담보권이나 회생채권이 아니기 때문에 회생 절차에서 권리가 매우 제한된다.

10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네온포토닉스의 회생 절차를 폐지했다. 작년부터 진행해 온 매각이 실패하면서다. 네온포토닉스는 계측 장비를 판매하면서까지 회생을 시도했으나, 더 이상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청산 절차를 앞두게 됐다.

네온포토닉스는 2012년 처음으로 VC의 투자를 받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B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JB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이후 2015년에는 RCPS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섞어 총 23억원을 조달했다. 이때는 HB인베스트먼트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고, 2017년엔 중국의 광동해월집단유한공사가 보통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다. 마지막 투자 유치가 진행된 2019년에도 기존 투자자들이 대부분 추가 투자에 나섰다.

2022년 말을 기준으로 문종하 대표가 30.7%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HB인베스트먼트 14.4%, 한국투자파트너스 4.3%, JB인베스트먼트 2.8%, 광동해월유한공사 13.3% 등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앞서 키움인베스트먼와 KB인베스트는 일찌감치 자금을 회수했다. 네온포토닉스의 총 투자 유치 금액은 141억원 수준이다.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 법원에서 선임한 네온포토닉스의 관리인은 남은 자산을 처분한 뒤 채권자들에게 분배한다. 문제는 네온포토닉스의 부채가 자산을 한참 앞선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기준 네온포토닉스의 당좌자산은 13억원, 재고자산은 24억원, 유형자산은 31억원 등 약 70억원이다. 유동부채는 177억원이다. 이에 따라 네온포토닉스가 청산을 진행하면 채권자들의 몫은 제로(0)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기업회생 절차는 채권자를 중심으로 변제 계획이 세워지는데, VC들이 보유 중인 RCPS는 채권이 아닌 주식으로 취급을 받는다. RCPS는 상환청구권을 행사한 당시 배당 가능 이익이 없으면 행사 요건을 갖추지 못해 효력이 없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는 대부분 부채 초과 상태이기 때문에 배당 가능 이익이 없다”며 “이에 따라 RCPS를 회생 채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채권자들 사이에선 네온포토닉스 측이 회생 절차에 진입하기 전 VC들의 지분을 되사준 것을 두고 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온포토닉스 측이 VC들의 지분을 사준 금액은 원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IB업계의 관계자는 “네온포토닉스의 채권자는 CCVC-광주청년창업펀드를 운용 중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를 포함해 90여명 수준”이라며 “회생 절차 돌입 전 주요 주주로 있던 VC 지분을 되사주지 않았다면 이들도 한푼도 건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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