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은 말 지켰을 뿐" 복지센터에서 칼부림 40대의 황당한 궤변

김종서 기자 2024. 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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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2일 오후 4시께 세종 조치원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등 3명이 흉기를 들고 이곳을 찾은 민원인 A 씨(47)에게 습격당했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두고 담당 공무원과 상담하던 중 "선정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에 크게 화를 냈는데, "죽이러 가겠다"고 엄포를 놓은 A 씨가 실제로 행정복지센터에서 칼부림을 할 것이라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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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기초수급자 선정 거절한 공무원 찾아가 습격
법원 "반성 않고 범행 합리화만" 형량 늘려 징역5년 실형 확정
ⓒ News1 DB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제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랬습니다"

지난해 4월 12일 오후 4시께 세종 조치원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등 3명이 흉기를 들고 이곳을 찾은 민원인 A 씨(47)에게 습격당했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두고 담당 공무원과 상담하던 중 "선정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에 크게 화를 냈는데, "죽이러 가겠다"고 엄포를 놓은 A 씨가 실제로 행정복지센터에서 칼부림을 할 것이라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신청이 거절당한 것은 A 씨가 보유한 금융재산이 많다는 등 이유에서였다. A 씨는 범행 전에도 담당공무원에게 시비를 거는 등 행패를 부려왔다.

직원들이 A 씨를 제압해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피해자들은 큰 정신적 충격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가운데 A 씨는 대면을 피하는 피해자와 만나 합의할 목적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1심은 검찰 구형보다 적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상해 및 특수협박죄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망상과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질환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한 판결이다.

1심 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이 높고 관대한 처벌을 할 경우 유사한 행동을 다시 할 개연성이 크다"면서도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에 분노감이 발생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하면서 2심에서도 A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형량이 무겁다고 주장한 A 씨는 항소심에서 "사실 그대로만 얘기했으니 내용을 참작해 좋은 판결을 내려달라"고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특히 A 씨는 "흉기를 왜 가지고 갔고 반성하고 있는가"를 묻는 항소심 법원의 질문에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통화 중 흉기를 챙기겠다고 말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는 다소 황당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들을 고소한 데 대해서는 "합의하려 했으나 시간을 끌어서 한번 만나서 얘기해보자는 취지로 고소했다"고 털어놨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을 합리화할 뿐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A 씨의 형량을 징역 5년으로 늘렸다. 2심은 "피해자들이 신체적, 재산적 피해 외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정 최하 형을 선고한 원심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일축했다.

A 씨는 2심 판결도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kjs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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