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동전'·'옥문아'·'김신영'… 시청률 희생양 된 그들

김유림 기자 2024. 3. 1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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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조차 당황스러워할 정도로 갑작스런 김신영 하차 소식은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사진=KBS 제공
세상을 떠난 송해의 후임자로 발탁돼 1년5개월 동안 최장수 TV 프로그램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은 방송인 김신영이 KBS로부터 급작스럽게 MC 하차 통보를 받으면서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는"시청률 하락으로 MC를 교체했다"고 설명했지만 시청자의 반발은 거세다.

김신영은 최근 진행 중이던 KBS1 '전국노래자랑'의 MC 자리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지난 4일 김신영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이하 씨제스) 측은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고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김신영의 하차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KBS 측은 "(김신영 님이 송해 선생님의 후임자로 발탁된 이후)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다. 지난 2022년 10월16일부터 2024년 3월3일까지 KBS 시청자 상담실로 접수된 김신영 관련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송해 님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던 1년 동안의 평균 시청률(2019년 3월10일 ~ 2020년 2월23일 방송분)은 9.4%(수도권 기준)였고 김신영 님이 진행을 맡았던 1년5개월 동안의 평균 시청률은 4.9%(수도권 기준)다.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 님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지난 1월17일 마지막회를 끝으로 폐지됐다./사진=KBS 2TV 제공
그러면서 "교체 과정에서 제작진은 김신영 님과 많은 대화를 했고, 김신영 님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며 '전국노래자랑'이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신영의 후임으로는 선배 코미디언 남희석이 확정됐다. 남희석은 오는 12일 전남 진도군 고군면에서 첫 녹화를 할 예정이다. 방송은 오는 31일 예정이다. 그러나 MC를 남희석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시청률이 오를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남희석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KBS는 김신영의 하차 뿐 아니라 최근 시청률, 수익성을 이유로 수시 개편에 나서고 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과 '홍김동전' 또한 폐지됐다. 특히 '홍김동전'은 반대 청원까지 이어졌음에도 폐지 결정은 철회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1월 처음 방송된 '옥문아'는 매회 새로운 게스트들이 출연해 MC 송은이, 김숙, 김종국, 정형돈, 이찬원 등 MC들과 상식 퀴즈를 풀며 이야기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2020년 초반 시청률 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대를 기록하고 월요 예능 1위를 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종영 전에는 3~4% 시청률을 기록해 결국 폐지 수순을 밟았다.

젊은 세대를 노린 KBS 2TV의 목요 예능 '홍김동전'도 1~2%로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종영을 맞았다. '홍김동전'은 홍씨(홍진경 분)와 김씨(김숙 분)의 동전으로 운명이 뒤바뀌는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방송인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2PM 우영 등이 출연했다.
시청자들이 폐지 반대 트럭 시위까지 나섰지만 '홍김동전'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사진=KBS 2TV 제공
지난해 7월 처음 방송을 시작한 '홍김동전'은 번지점프, 노숙캠핑, 돈 빌리기 등 신선한 미션을 수행하는 멤버들의 유쾌한 모습으로 젊은 시청층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최고 시청률은 3%(2022년 11월27일 방송분)였으며 최저 시청률은 0.8%(2023년 10월12일 방송분)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저조한 시청률은 수시 개편의 대상이 됐다. 특히 '홍김동전' 폐지에 시청자들은 반대 청원 글을 쏟아냈고 여의도 KBS 앞에서 트럭시위까지 벌어졌으나 결국 폐지됐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강세와 맞물린 방송사의 매출 하락과 정부의 공적 재원 축소 등으로 지난해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방송산업 전체가 침체기로 접어들며 빨간불이 켜지는 가운데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 본격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방적 통보이자 출연자에 대한 예우를 찾아볼 수 없던 KBS의 결정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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