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연예인까지 주목…판 커지는 '증류식 소주'

전다윗 2024. 3.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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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3년 만에 증류식 소주 신제품 출시
달라진 음주 문화 덕 호재…이젠 연예인도 마시는 '힙'한 술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일명 프리미엄 소주로 불리는 '증류식 소주' 경쟁이 다시 재점화됐다. 관련 사업을 접었던 대기업부터 유명 연예인까지 잇따라 증류식 소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광주요그룹의 '화요'와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 양강 체제인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관련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경쟁자들의 도전장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증류식 소주 신제품 '여울' 제품 사진. [사진=롯데칠성음료]

소주는 크게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로 구분된다. 희석식 소주는 원재료를 수백 번 연속 증류해 얻은 고순도 주정(酒 精)에 물을 타고 감미료를 넣어 만든다. 알코올을 물로 희석했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연속 증류 과정에서 술이 가진 본래의 향미가 사라지는 탓에, 저가의 원재료를 이용해 만들어 저렴하다. 참이슬, 새로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먹는 소주가 바로 희석식 소주다.

증류식 소주는 대부분 단식 증류기를 써 한 번만 증류한다. 많아도 2~3회에 그친다. 증류 횟수가 적으면 쌀·보리 등 원료의 풍미가 그대로 술에 스며든다. 품질이 좋은 원재료를 선택해야 술의 퀄리티가 좋아지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연속 증류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이 때문에 증류식 소주는 통상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증류식 소주 신제품 '여울'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이 증류식 소주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대장부25(25도)'를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후 적극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했지만, 결국 경쟁 제품 사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21년 단종 수순을 밟게 됐다

3년 만에 야심차게 선보인 여울은 국산 쌀과 국산 효모, 국(麴)을 사용한 증류식 소주 제품이다. 375ml의 용량에 알코올 도수는 25도다. 약 20~25도 상온에서 단기간 2단 발효한 제품으로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증류하는 감압증류법을 적용했다. 병입 전 0℃ 냉동 여과 과정을 넣어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끌어올렸다. 롯데칠성은 식당, 술집, 대형마트 등 전 채널에서 여울을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1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됐다.

원소주 스피릿 1개입 전용 패키지와 3개입 스페셜 패키지 이미지. [사진=GS25]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연예인들도 증류식 소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수 박재범이 지난 2022년 출시한 증류식 소주 브랜드 '원소주'가 큰 인기를 얻으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최근엔 애주가로 유명한 가수 성시경도 증류식 소주 '경소주'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출시될 예정으로, 지난해 8월 문을 연 신생 농업회사법인인 제이1이 양조를 맡는다. 경소주에 앞서 성시경이 출시한 막걸리 제품 '경탁주'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경소주 역시 시장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화요 X.Premium. [사진=화요]

기존 강자인 화요와 일품진로도 수성 준비에 한창이다. 광주요그룹은 화요 라인업에 최근 프리미엄 제품인 '화요 X.Premium'을 추가했다. 세계 최고의 위스키를 선정하는 '월드 위스키 어워즈 2023'을 수상했으며 곡물로 만든 위스키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에 빗대 '쌀베니'라 불리며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하이트진로 역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스테디셀러 일품진로 외에 지난해 창사 99주년을 맞아 출시한 '일품진로 오크43', '진로 1924 헤리티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최근 3개년 연평균 성장률이 48%에 달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증류식 소주가 시장성이 있다고 업계에서 판단하는 것 같다. 싸게 많이 마시고 취하기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맛있는 술을 맛있는 음식과 먹고 싶어 하는 수요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이볼 등 섞어 먹는 문화도 퍼졌다. 최근 위스키 등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원소주의 성공으로 증류식 소주가 과거와 달리 '힙(Hip·유행에 밝은)'하다는 이미지까지 생긴 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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