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패싱한 ‘유럽 스트롱맨’ 오르반, 트럼프와는 만났다
트럼프, 지난달엔 아르헨 밀레이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8일 만나 오랜 우정을 과시했다. 트럼프는 오르반을 포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이른바 ‘스트롱맨(철권 통치자)’들을 거듭 치켜세워왔다.
오르반은 이날 늦게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트럼프와 만나는 장면, 멜라니아 트럼프 전 퍼스트레이디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그(오르반)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물”이라며 “그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그는 (진정한) 보스”라고 했다.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도 이날 플로리다에서 올린 글에서 “트럼프의 ‘강인함’을 환영한다. 그가 여전히 대통령이라면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질 것”이라며 “트럼프가 2020년 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 3년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중동 분쟁은 훨씬 빨리 해결됐을 것”이라고 했다.
오르반은 이번 방미 기간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만나지 않았다. 오르반이 백악관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고 바이든 행정부 역시 오르반을 초대하지 않았다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CNN에 전했다. 오르반은 대신 바이든과 차기 미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붙는 트럼프를 만났다. 또 이날 마러라고 방문에 앞서 워싱턴DC를 찾아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에서 연설했다. 오르반은 연설 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가족을 부양하고 불법 이민에 맞서 싸우며 국가 주권을 지지하는 것이 미국과 유럽 보수세력 협력의 기반”이라고 했다. 트럼프 측도 이날 별도 성명에서 “두 사람이 각국 주권 보호를 위한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의 중요성을 포함해 헝가리와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의 실권자 오르반은 난민 포용 정책 등 EU의 결정에 사사건건 반대해 ‘유럽의 이단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0년부터 15년째 집권 중인 오르반은 언론과 사법부를 통제하고 성소수자 권리와 이민을 제한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이처럼 극우 성향 입장을 보여온 오르반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운 트럼프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념적 모델이 됐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9년 오르반을 백악관으로 초청, “유럽 전역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치켜세웠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오르반의 회동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선거 연설에서 “(트럼프가) 오늘 마러라고에서 누굴 만났는지 아는가?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헝가리의 오르반이다. 그는 독재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 최대 연례 행사(CPAC) 행사장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만나 포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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