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3번째 대기록' 21살 이전 개막전 중견수, 김하성 때문에 바뀐 운명...그리피-존스-메릴

노재형 2024. 3. 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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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 외야수 잭슨 메릴.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개막전 선발 중견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루키를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잭슨 메릴이다. 그는 메릴랜드주 세버나파크 고교 3학년이던 202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7순위에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주포지션은 유격수였다. 지난해 싱글A+와 더블A에서 114경기 가운데 유격수로 99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입단 때부터 공격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MLB파이프라인의 '2024년 유망주 랭킹'서 샌디에이고 2위, 전체 12위의 평가를 받은 그는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의 포지션은 더 이상 유격수가 아니다. 중견수로 개막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MLB.com은 9일(한국시각) '잭슨 메릴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중견수로 6경기에 선발출전했고 우천으로 취소된 오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도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며 '중견수로 꾸준히 선발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전 경쟁서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 USATODAY연합뉴스

메릴의 포지션 변경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계획된 것이다. 메릴은 지난해 막판 더블A 샌안토니오에서 좌익수로 출전했고, 시즌 후 샌디에이고 구단은 그에게 "오프시즌 동안 외야수 수비를 연습하라"고 주문했다. 김하성이 잰더 보가츠와 위치를 맞바꿔 올해 유격수로 복귀하는 마당에 메릴에게 내야에는 자리가 없는 상황. 메릴을 하루라도 빨리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리기 위해서는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했다.

시범경기 들어서는 초반 지명타자와 좌익수로 출전한 뒤 지난달 2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부터 7일 신시내티 레즈전까지 6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이벤트를 치르러 한국으로 떠나기 전 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메릴이 사실상 주전 중견수를 낙점받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메릴은 이전에 중견수로 뛰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MLB.com 인터뷰에서 그는 "글쎄, 8,9살 때 어디서 뛰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중견수를 본 기억이 없다는 뜻이다. 적어도 프로에 들어와서는 작년 더블A에서 좌익수로 5경기로 나선 것이 외야 수비 경력의 전부다.

중견수 수비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외야수 잭슨 메릴. GettyImage연합뉴스
출처=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X 계정

MLB.com은 '메릴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중견수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데이비드 마시아스 코치의 도움으로 매일 외야에서 수비연습을 한다. 하루는 방향 전환, 하루는 워닝트랙 수비, 하루는 송구 연습에 집중한다. 그러나 게임에 들어가서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긴다. 그저 야구를 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메릴은 "필드에 나가면 난 그저 게임의 일부일 뿐이다. 그게 재밌을 뿐"이라며 여유를 나타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눈으로 봐도 메릴의 수비는 매우 훌륭하다. 운동 신경이 좋고, 야구 선수로서 자질을 갖췄다. 준비된 선수로 그는 '난 야구 선수이고, 필드에 항상 나가고 싶고, 타구를 잡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그게 출발점이다. 결국 야구 IQ가 아닌가 한다"며 메릴의 센스를 치켜세웠다.

출처=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X 계정

메릴은 트리플A에서 한 경기도 뛴 적이 없다. 사실 필요한 단계는 아니다. 당초 샌디에이고의 주전 중견수 후보는 호세 아조카였다. 제이콥 마시와 오스카 머카도 역시 후보지만, 이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시즌 전까지 트레이드로 굵직한 중견수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메릴이 주전 중견수이고 아조카가 뒤를 받치는 방식으로 개막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12월 초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외야 두 자리가 비었다. 중견수는 메릴이 맡고, 좌익수는 쥬릭슨 프로파가 유력하다. 우익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주목할 것은 메릴의 나이다. 그는 2003년 4월 19일 생이다. 서울서 개막전을 치를 때도 만 21세 이전이라는 얘기다. MLB.com에 따르면 21번째 생일을 맞기 전 개막전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선수는 역대 두 번 밖에 없었다. 1989년 시애틀 매리너스 켄 그리피 주니어와 199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앤드류 존스이다. 올해는 메릴과 함께 밀워키 브루어스 잭슨 추리오가 21세 이전에 개막전에 중견수로 선발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밀워키의 개막전은 샌디에이고보다 늦은 3월 29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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