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을 약으로'…건강한 대변 이식해 장 질환 치료
【 앵커멘트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옛 속담도 있지만, 실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이 특정 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건 오래전 확인된 사실입니다. 누구나 피하는 대변이 어떻게 치료에 쓰이고, 어떤 질환에 적용할 수 있을지 관련 연구가 한창입니다.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환자의 내시경 사진입니다.
장 곳곳에 점액 덩어리들이 보입니다.
면역 항생제 치료에도 낫지 않던 증상이 대변이식을 진행하자 눈에 띄게 호전됐습니다.
▶ 인터뷰 : 염증성 장 질환 환자 - "입맛 없어서 못 먹는 거, 이런 것들이 많이 작아졌죠. 배 아픈 거 이런 것이 많이 줄었어요."
건강한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대변 미생물 이식액을 모아놓은 대변은행입니다.
거름망에 대변을 넣어 미생물을 추출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렇게 채취한 미생물 용액은 영하 80도로 유지되는 냉동 보관함에 저장된 뒤 특정 질환을 앓는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데 쓰입니다.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해 환자의 장내 환경을 회복시켜주는 원리입니다.
캡슐에 농축된 미생물을 담아 일반약처럼 투여하는 이식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나영 /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아주 많이 넣어주면, 좋은 세균이 착제해서 증식을 하기 시작하잖아요. (환자의 장 내) 터를,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시술이라고 할까요."
전문가들은 대변 이식술이 장 질환을 넘어 파킨슨병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뇌질환 치료까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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