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었어야 했다” 전남친에 멍키스패너로 폭행당한 30대女 두려움 호소

김수연 2024. 3. 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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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의 피해 여성이 보복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2일 오후 4시55분쯤 부산에 있는 근무지에서 전 남자친구로부터 멍키스패너로 머리를 가격당하고, 흉기로 수차례 찔린 김모(33)씨는 "가해자가 출소하면 50살도 안 되는데 전자발찌도 부착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어떻게 사냐"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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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5년에…피해자 “출소 후 보복범죄 두려워”
가해자母 “우리 애 그런 애 아냐, 네가 이해해라”
전 연인에 멍키스패너로 가격당한 피해 여성 김모씨 머리. 연합뉴스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의 피해 여성이 보복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2일 오후 4시55분쯤 부산에 있는 근무지에서 전 남자친구로부터 멍키스패너로 머리를 가격당하고, 흉기로 수차례 찔린 김모(33)씨는 “가해자가 출소하면 50살도 안 되는데 전자발찌도 부착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어떻게 사냐”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3년 가까이 만남을 이어오던 김씨는 전 남자친구의 채무 문제로 지난해 2월 중순 이별을 고했다. 헤어진 이후에도 전 남자친구의 집착은 심해졌고 급기야 스토킹에 이르렀다. 김씨는 “가해자는 술병을 깨고 집 근처를 배회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며 “연락을 차단하자 지인을 통해 연락했고 결국 경찰에 접근금지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접근금지 명령도 범죄는 막지 못했다. 사건 당일 가해자는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기 전 김씨를 찾아갔는데, 김씨가 이 사실을 경찰에 또 신고하자 앙심을 품었다. 경찰 조사를 마친 가해자는 김씨의 직장에 찾아가 멍키스패너로 머리를 가격한 뒤 몸통을 흉기로 찔렀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를 제지하던 직장 동료가 다치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 머리는 물론 간, 폐, 늑골, 횡격막 등이 크게 다쳤고 여전히 병원에 다닌다”며 “심리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는데 그날 이후 없던 이갈이가 생겨 5개의 이가 부서진 상태”라고 토로했다.
사건 이후 입원 중인 피해자 모습. 연합뉴스
 
김씨는 사건 당일에도 가해자 어머니에게도 수차례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방관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5일 YTN 뉴스라이더를 통해서는 “두려움을 호소하는 제게 가해자 어머니가 ‘걔가 그렇게까지는 못 한다’ ‘알다시피 애 같은 게 있다’ ‘너만 눈에 들어오니까 그런다’ ‘다시 만난다고 하면 풀어질 거다’ ‘네가 이해해라’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헤어짐을 요구했더니 제 입을 찍어놔서 가해자 어머니에 연락했더니 ‘우리 애는 그런 애가 아니다’ ‘폭력성 없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살인미수, 스토킹 범죄의 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는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이에 김씨는 “법정에 피해자인 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판사는 ‘피고인을 한 번 더 믿고 기회를 준다. 또 그러면 전자발찌를 부착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그때 ‘내가 죽었어야 전자장치가 부착되고,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건이 공론화돼 법원의 엄정한 심판과 함께 피해자 지원 제도가 개선되길 촉구했다. 김씨는 “가해자 출소 이후에도 피해자가 마음 편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범죄 피해자를 위해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고, 강력범죄 관련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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