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 무섭잖아’…40년 야식 최강자, 오늘 밤 당신의 선택은? [미드나잇 이슈]
1984년 3월 출시 짜파게티 “당시 혁신적 네이밍”
‘짜파구리’, 해외에서 인기 폭발…꾸준한 수출 증가
비빔면을 국물라면처럼 끓여…‘비빔면송’으로 해결
소스맛 지속 개선…‘네넴띤’ 등 한정판으로 MZ 공략
짜파게티·비빔면 40년 장수 비결은 맛과 ‘모디슈머’
일요일이면 전 국민을 요리사로 만드는 농심 ‘짜파게티’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오른손, 왼손 어느 손으로 비벼도 맛있는 팔도 ‘비빔면’도 마흔살이 됐다. 국물 라면이 주류였던 1970∼198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두 비(非)국물 라면은 강산이 네 번 바뀔 시간 동안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국민 라면의 반열에 오른 짜파게티와 비빔면의 지난 40년을 돌아본다.
세계 최초의 짜장라면은 한국에서 개발됐다. 짜파게티가 아닌, 1970년 출시된 농심 ‘짜장면’이었다. 농심 연구원들은 외식 메뉴인 짜장면을 인스턴트화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전국의 짜장면 맛집을 찾아다니며 레시피를 배웠다. 그렇게 탄생한 ‘짜장면’은 중식당 짜장면보다 저렴하고 위생적이며 맛도 있다는 평을 받았다. 출시 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농심은 1978년 짜장 맛을 끌어올린 ‘삼선짜장면’을 선보여 인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잘 비벼지지 않고 균일한 맛을 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원들은 잘 비벼지고, 건더기가 푸짐하고, 한층 더 진한 맛으로 짜장라면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잘 비벼지는 스프는 한 연구원이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그래뉼 공법’을 도입, 모래처럼 고운 가루 타입의 과립 스프를 짜파게티에 적용하게 됐다. 면과 스프가 잘 섞이면서 균일한 맛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춘장과 양파를 볶아 만든 스프로 볶은 간짜장 맛을 냈고, 조미유로 진한 짜장 맛을 더해 갓 만든 짜장면의 풍미를 살렸다.
짜파게티는 이후에도 맛에서 진화를 거듭했는데, 더 부드럽게 비벼지고 고소한 풍미를 살리는 별첨 유성스프는 1997년부터 적용됐다.
‘짜라짜라짜 짜파게티’,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유명한 짜파게티 광고 카피는 1988년 처음 등장했다. 광고의 영향으로 짜파게티는 주말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2010년 후반부터는 ‘일요일’이 ‘오늘’로 바뀌며 언제든 혼자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콘셉트에 변화를 줬다.
짜파게티는 지난해 누적 판매량 약 90억6000만봉을 돌파했다. 매출은 연간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국내 라면 매출 1위인 신라면(농심)의 유일한 경쟁상품으로 라면 시장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해외 수출액도 2020년보다 30% 더 늘어 K라면 열풍을 이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재미와 새로움을 추구해 왔고, 해외소비자들까지 짜파구리를 만들어 SNS에 인증하면서 지금의 견고한 브랜드력을 갖게 됐다”면서 “출시 40주년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에 이은 제2 파워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렌디한 마케팅과 시즌상품 출시 등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팔도 비빔면’이 올해 40세 생일을 맞는다는 것에 놀라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1984년 6월 출시된 비빔면은 ‘차갑게 비벼 먹는 라면’으로, 출시 당시 ‘라면=뜨거운 국물’이란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다.
최초 개발은 비빔국수에서 착안했다. 팔도 연구원들이 전국 유명 맛집의 비빔냉면과 비빔국수를 연구해 매콤새콤달콤한 황금비율 액상스프를 개발했다. 액상스프는 수분제거가 필요한 분말스프와 달리 원재료를 그대로 사용해 엑기스를 추출하는데,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는 있으나 제조 공정상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팔도에 따르면 이 액상스프를 개발하는 데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발효·미생물공학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에 팔도는 제대로 된 조리법을 각인시킬 수 있는 CM송을 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전 국민이 아는 비빔면송,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양손으로 비벼도 되잖아∼’였다.
출시 초기 여름에만 한정 판매했던 비빔면은 천천히 인지도를 올리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사계절 생산되기 시작했다.
팔도는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매년 맛을 개선해 왔다. 2017년부터는 감칠맛과 매운맛을 높이기 위해 순창고추장을 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통참깨기름을 사용해 고소한 맛을 더하고 있다.
‘괄도네넴띤’은 브랜드 출시 35주년을 맞아 당시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던 ‘야민정음’을 적용해 기획된 제품이다. 포장지도 당시 유행하던 ‘뉴트로’ 풍으로 디자인했다. 기업의 핵심 브랜드나 제품명 변화가 흔치 않은 업계 관행 속에서 과감한 도전으로 젊은층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괄도네넴띤은 2개월 만에 1000만봉이 팔려 비빔면 한정판 중 가장 빠른 ‘완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농심, 오뚜기 등에서 내놓은 비빔면이 선전하면서 ‘팔도 비빔면’은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BB크림면’, ‘비빔면 레몬’, 윈터에디션과 봄에디션 등 지속적인 변화를 주면서 오리지널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윤인균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팔도비빔면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액상스프 노하우와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면서 다양한 시도와 접근으로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전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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