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느낌" 류현진 효과 미쳤다…시범경기 1만2천명? 선수들도 깜짝 놀랐다

김민경 기자 2024. 3. 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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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팬들이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는 날인데도 시범경기 개막전 매진을 기록해 놀라움을 안겼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이 홈팀 더그아웃 앞에 나와 서 있자 관중들은 최대한 가까이 붙어 사진을 찍기 바빴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왼쪽)과 류현진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오늘(9일) 홈런 친 것보다 만원 관중이 가득 찬 게 더 깜짝 놀랐다."

한화 이글스 신입생 포수 이재원(37)이 동료 류현진(37) 영입 효과를 직접 체감하고 깜짝 놀랐다. 한화는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1만2000석 매진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한화 구단 역대 3번째 시범경기 매진으로 2015년 3월 7일과 3월 8일 2차례 매진을 기록한 뒤 9년 만에 기록을 세웠다. 무려 3289일 만이다.

이재원은 역전승의 발판이 된 동점포를 쏘아 올린 뒤 "홈런 나온 것보다 팬분들이 오늘(9일)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서 더 깜짝 놀랐다. 포스트시즌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선수단이 느낀 감정을 대변했다.

올해 시범경기 개막전이 주말인 토요일 낮에 열리면서 나들이 장소로 야구장을 선택한 야구팬들이 많았다. 오전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간 쌀쌀한 날씨도 야구팬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대전은 5개 구장 가운데 유일하게 관중수 1만 명을 넘겼고, 수원(LG 트윈스-kt 위즈) 7537명, 창원(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 6710명, 사직(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 9483명, 이천(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750명 등 평균 7296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두산 2군 구장인 이천베어스파크는 관중석이 협소에 다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데도 750명에 이르는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놀라움을 안겼다.

시범경기는 주로 평일 낮에 열리기 때문에 관중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개막 엔트리를 짜기 위한 다양한 시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시범경기 초반에는 베스트 라인업이 5회 이후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전 평균 관중 799명, 전체 평균 관중 2527명이었던 것을 고려해도 올해 개막전 관중은 유독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류현진 효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은 지난달 중순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으로 KBO 역대 최고액 계약을 하면서 야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금액이 크기도 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잔류를 예상했던 터라 국내 복귀의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다. 류현진은 지금 한화로 돌아온 이유로 "조금 더 건강할 때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밝혔고, 연일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자 "돌아오길 잘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류현진은 현재 10개 구단 야구팬들이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보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괴물로 불렸던 선수다. 데뷔 시즌 30경기, 18승6패, 201⅔이닝,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면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남겼다. 2012년까지 류현진은 한화는 물론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성장하면서 KBO 통산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1269이닝,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긴다. 2015년 어깨 수술과 팔꿈치 부상 여파로 굴곡은 있었지만, 2019년 29경기, 14승5패, 182⅔이닝,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생애 2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걱정을 샀지만, 지난해 8월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와 건강을 입증했다. 선발투수가 귀한 메이저리그에서 베테랑인 류현진을 올겨울 FA로 영입하려던 구단도 꽤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10년 커리어를 청산하고 한화에서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길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잔류 가치가 있을 때 국내로 돌아왔으니 류현진이 KBO리그를 또 어떻게 장악할지 팬들의 궁금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

▲ 한화 이글스가 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구단 역대 3번째 시범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을 응원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곽혜미 기자
▲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관중 1만2000명이 가득 찼다. ⓒ곽혜미 기자

류현진은 오는 12일 대전에서 열리는 KIA와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은 당연히 등판 계획이 없었다. 그래도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더그아웃에 있는 류현진을 지켜보고, 또 전광판에 류현진 관련 영상이 나오면 크게 환호하며 에이스가 대전 마운드에 다시 설 순간을 향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화는 류현진 없이도 180도 달라진 팀이 된 것을 보여줬다. 한화는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6-2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주면서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선취점을 뺏겨도 타선이 한 방에 뒤집는 능력을 보여주고, 불펜은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펼치는 등 투타 조화가 좋았다.

한화는 1회초 선발투수 리카르도 산체스가 2사 후 강민호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0-2로 끌려갔다. 산체스는 올해 새로 도입되는 ABS(자동볼판정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초반에 애를 먹었다. 2회부터는 ABS에 적응하고 안정감을 찾으면서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산체스(3⅓이닝 2실점) 이후 김규연(⅔이닝)-이민우(1이닝)-이태양(2⅔이닝)-장시환(⅓이닝)-주현상(1이닝)이 이어 던졌다.

타선에서는 2번타자로 나선 요나단 페라자가 결승포 포함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재원도 나란히 홈런을 신고했고, 지난해 홈런왕이자 4번타자 노시환은 3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5번타자 채은성 역시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갔고, 3차례나 2사 만루 기회에 타석에 섰던 7번타자 하주석은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2로 맞선 4회 결승 투런포를 날리며 경기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페라자는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처음 경기하는 것이라 기쁘고 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1분 1초 경기 모든 순간을 즐겼다.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고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만원 관중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뽐낸 선수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투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산체스가 시속 150㎞ 직구를 던져줬고, 이태양도 멀티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던져줬다. 불펜들도 정상 컨디션으로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타선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페라자가 홈런으로 장타 생산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고, 이재원도 홈런을 기록하며 감을 끌어올렸다. 노시환의 3안타를 비롯해 중심타선은 물론 모든 타자들이 필요한 임무를 수행해줬다"고 덧붙였다.

만원 관중 응원 속에 좋았던 개막전의 분위기를 정규시즌까지 이어 가길 기대했다. 최 감독은 "첫 출발이 좋은 만큼 이제 개막에 맞춰 선수 모두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 류현진 영입 효과에 깜짝 놀란 이재원. ⓒ곽혜미 기자
▲ 홈런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요나단 페라자(오른쪽)가 노시환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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