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도 못 참고 로봇도 못 참는데 그걸 합쳤다고? 이건 정말 못 참지!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4. 3. 9. 19:03
[퇴근 후 방구석 공방- 45화 ‘JOIDS‘]
80년대 아이들의 맘에 불을 지폈던 ‘ZOIDS’ 시리즈
작년 40주년을 맞은 ‘조이드’는 1983년 ‘타카라토미’에서 만든 공룡과 동물, 곤충 등을 모티브로 디자인 된 거대로봇으로, 동력 무브먼트를 갖춘 완구입니다. ‘짜그륵짜그륵’ 태엽을 감으면 ‘지이잉~ 지이잉~’ 기계음을 내며 기어다니는 조이드는 그 당시 아이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고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사랑받는 완구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1982년 미국에서 ‘메카보니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3개의 완구세트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단순한 공룡 모양의 태엽 완구였던 조이드는 SF적인 세계관을 붙인 메카 생체라는 설정으로 새롭게 시작됩니다. 새로운 모델을 만들 시간도 없이 처음에는 기존 모델의 개조형이 중심이 되었지만, 스티라코사우루스를 모티브로 한 ‘레드혼’ 등 새로운 모델의 전개도 시작되어 1984년에는 큰 인기를 얻는 ‘고쥬라스’가 등장, 조이드의 약진에 크게 공헌하게 됩니다.
1987~88년에는 ‘데스사우러’나 ‘매드썬더’같은 초대형 조이드가 등장하는 등 인기는 정점을 찍지만, 이후에는 미니사륜구동이나 가정용 게임기 보급 등 다른 놀이거리에 밀려 서서히 인기가 정체되어 1990년 ‘데스캣’을 끝으로 일단 시리즈를 마무리 하게 됩니다.
그러다 1999년 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기수신세기 조이드’가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새로운 원동력이 됩니다. ‘조이드 슬래시 제로’, ‘조이드 제네시스’ 등 여러 시리즈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인기를 얻었지만 서서히 기세를 잃어 2006년 다시 한번 시리즈를 멈추게 됩니다. 그후 10여년 동안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어가던 중 2018년 새로운 시리즈인‘조이드 와일드’가 발표되면서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그 명성을 다시 찾게 됩니다.
동력완구 JOIDS
‘행성ZI’의 금속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다룬 초기 조이드의 스토리는 ‘헤릭 공화국’과 ‘제네바스 제국’ 양대진영으로 나눠 적과 아군이 전쟁을 하는 ‘조이드 배틀스토리’로 발전하게 됩니다. 2차대전사 등을 연상시키는 이 배틀스토리는 당시 인기있던 ‘기동전사 건담’, ‘트랜스포머’, ‘스타워즈’등 인기 프렌차이즈들의 영향도 상당히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1980년대 토미 (타카라토미의 전신)시절에는 한국의 ‘영실업’과 제휴를 맺어 판매를 하기도 하고 ‘아카데미과학’도 라이선스를 얻어 판매를 했었습니다. 당시 웬만한 프라모델이 500원, 1000원정도 였는데 조이드는 2000원 꼴로 초등학생들에게는 상당한 고가의 장남감이었습니다.
조이드는 소형 태엽, 중형 태엽, 중형 모터, 대형 모터 등의 크기로 구별되며 단순히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의 특징적인 움직임을 재현합니다. 보행 기믹은 극초기에 정립이 되었는데 축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걷거나 날개를 펄럭거리며 바퀴로 굴러가거나 이족보행도 가능합니다. 몸통에 스티로폼 블럭이 들어있는 수상용 조이드들은 어린시절 목욕탕 필수템이었죠. 태엽에 물이 들어가 녹슬고 작동이 안되게 되는 문제는 있었지만 말이죠. 태엽의 소리가 오묘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도 태엽동력 모델들을 수집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고가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HMM(HIghend Master Model) 조이드
반다이가 건프라를 앞세워 프라모델의 한 장르로서 입지를 탄탄히 갖춰간 반면, 조이드는 완구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을 때 ‘코토부키야’사에서 ‘HMM 조이드’라는 프라모델 키트를 발표하게 됩니다. 기존 토미제 조이드와는 개발 컨셉이 완전히 달랐는데 토미제 조이드를 소위 말해 완구처럼 보이게 한 기능들이었던 태엽, 모터 가동과 LED 점등, 사운드 기능등을 모두 배제하고 그만큼 정교한 디테일과 가동만을 추구하는 고품질 프라모델로 개발되었습니다.
첫 제품인 ‘실드 라이거’를 내놓으면서 수집형 아이템에서 일신한 본격 정밀모형으로서의 조이드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초창기 킷은 잘 들어맞지 않는 부품들과, 불필요한 부품 분할, 내구성 문제, 사출색 문제 등 상당한 문제점들이 보였지만, 계속된 발전을 거듭하며 ‘세이버 타이거’, ‘아이언 콩’과 같은 명품 킷도 뽑아내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한때는 위기도 있었는데 ‘고쥬라스’를 출시 할 당시에는 “이게 망하면 우리는 죽는다”라는 심정으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발매된 ‘고쥬라스’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조이드 마니아
국내에는 조이드 마니아들의 거의 유일한 정통 커뮤니티인 ‘조이더즈’가 있고 그곳에서 40년 역사를 가진 모든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현재 갱신은 멈춰 있는 상태인데 구판을 구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죠.
사실 국내에서는 원하는 조이드 제품들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량이 워낙에 적은 탓에 대부분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면 중고샵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조이드는 오늘이 제일 싸다’는 농담이 마니아들 사이에선 격언처럼 통하기도 한다는군요.
다음 기사에서는 조이드 모델러 ‘EST(이강호)‘ 작가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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