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아닌데…학군에 한강뷰까지 있다는 '리틀 대치동'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임장생활기록부>, 광장동에 왔습니다. 광진구 광장동, 원조 부촌이죠. 아주 예전엔 강남보다 비쌌는데요, 요즘은 어떨까요? 광장동 임장 출발하겠습니다.
광장동은요, 세 가지는 있고 또 세 가지는 없는 동네입니다. 일단 있는 것부터요, 첫째 한강, 둘째 학군, 셋째 교통입니다. 그럼 광장동에 없는 것 세 가지는 뭘까요? 첫째 임대, 둘째 빌라, 셋째 유해시설입니다. 동네 분위기 어떤지 대충 짐작 가시죠? 그래서 몇 십 년째 살고 있는 토박이가 많고, 또 전입해서 한번 자리 잡으면 잘 안 나가는 독특한 곳입니다.
광장동이 예전엔 부자 동네였어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강남보다 비쌌죠. 그런데요, 서울에 이런 동네가 정말 드뭅니다. 모든 게 다 평균 이상인 데다,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잘 잡힌 곳이거든요. 게다가 한강 끼고 있고 평지입니다. 언덕 없는 건 정말 복 받은 겁니다. 지도를 잘 보시면 배산임수 지형이에요. 뒤에 아차산 있고 앞에 한강 흐르죠.
5호선 광나루역 있고, 2호선 강변역도 근처입니다. 강변북로 끼고 있죠. 위치상 강남이 가깝고, 여의도나 광화문은 좀 멀죠. 상급병원은 건국대병원이나 아산병원 가기 편합니다. 아마 근처에 있는 동서울터미널이 다 개발되고 스타필드가 들어오면 주변 인프라가 더 업그레이드될 것 같아요.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아파트가 많이 낡아서 거의 모든 단지가 주차난을 겪고 있어요.
<광장극동 2차>에 왔습니다. 36년차고 900가구 좀 안 됩니다. 입지가 너무 좋아요. 광나루역 초역세권에 한강뷰입니다. 가장 중요한 거, 광남초 광남중 그러니까 광남학군 배정이에요. 단지 안에 유치원도 있어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쭉 보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별명이 '리틀 대치'일 정도에요. 20평대부터 50평대까지 있는데, 국평이 16억 살짝 안 되게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워낙 노후하다보니 건물 외벽이 박리됐고, 주차도 많이 힘들어요. 오죽하면 이중주차선을 그어놨을 정도입니다.
여기 2차랑 옆에 있는 극동 1차 합치면 1300가구인데, 같이 정비사업을 시작했거든요. 정밀안전진단 E등급을 받아서 재건축이 확정됐어요. 여기가 광진구 정비사업장 중 규모도 크고 사업성도 뛰어나서 핫플레이스 꼽힙니다. 사실 예전에 안전진단 한 번 낙방해서 재수했거든요. 하지만 국토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변경해준 덕분에 성공했죠. 기준을 바꾼 이후에 처음 패스한 최초의 한강변 아파트가 됐다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중층 아파트 치고는 대지지분도 훌륭합니다. 36평이 15평, 54평은 23평 나와요. 용적률은 1차 2차 다 200% 초반이에요. 계산해 보면 별도 인센티브 없이도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 같아요. 극동 1차는 400가구인데 2차보다 4년 일찍 지었어요. 통합 재건축을 하다보니 2차를 기준 삼아서 절차를 밟고 있어요. 다행히도 극동은 집주인 실거주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극동이 계기가 돼서 광장동 전체 재건축의 모먼텀이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신축 대단지도 없는 옛날 동네 광장동이 잘 나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학군입니다.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뿐인 작은 학군이지만 알차고 강합니다. 특목고 진학률과 학업 성취도가 높거든요. 특히 광남학군이요. 재밌게도 ‘광장학군’이라 하지 않고 ‘광남학군’이라고 하죠? 광남초 광남중 나와서 광남고 가는 루트거든요. 특히 광남고는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립 학교의 신화'라고 회자됐을 정도에요. 예전엔 정말 잘 나갔는데, 최근 수시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사실 광남고가 내신 따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한동안 옆 동네 학교로 많이 빠졌거든요. 하지만 내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 되면 다시 날개를 달지 않을까요?
이 광남 선호도가 시세에도 반영됩니다. 사실 광장동에선 양진학군인 양진초 양진중도 꽤 괜찮거든요. 하지만 워낙 광남이 세다보니 선호도가 살짝 밀립니다. 학원가도 잘 돼 있고, 명일동 학원가랑 규모가 비슷합니다. 또 그룹 및 일대일 과외도 활성화돼 있어요. 초등 저학년도 삼삼오오 걸어서 학원가는 분위기이고, 유해시설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동네가 점잖고 조용하고, 주민들 소득이나 계층도 균일해요. 부동산에서 학군이 중요한 이유가 그래서인 것 같죠?
이제 신축 봐야죠? <광장힐스테이트>에 왔습니다. 13년차인데요, 광장동이 워낙 구축밭이다 보니 이 정도면 신축에 속해요. 400가구 아담하고, 역에서 5분이면 옵니다. 여기는 양진학군이에요. 단지 뒤쪽에 양진초 양진중 붙어 있습니다. 학교들 뒤엔 구의야구공원 있어서 주민들이 만족해 합니다. 평형은 20평대부터 40평대 있는데, 국평이 얼마 전에 18억에 거래됐습니다. 광장동에서 유일하게 커뮤니티가 있고, 조경도 괜찮아요. 연식에 비해서 관리도 잘 돼 있고 깔끔합니다. 단지 안에 들어오면 정말 조용하고 쾌적합니다. 사실 극동 1, 2차와 워커힐이 재건축을 한다 해도 기다림의 시간이 굉장히 길잖아요. 그래서 더욱 가치가 빛나는 단지입니다.
조금 독특한 단지에 왔습니다. <상록타워>입니다. 리모델링 최단 기록을 세운 곳이에요. 조합 설립하고 2년 2개월 만에 사업 승인을 받았습니다. 정비업계에서 이 정도면 뭐 거의 LTE급이죠, 빛의 속도입니다. 1997년 준공한 한 동짜리 200가구인데, 용적률이 395%예요. 그래서 수평증축 리모델링 예정이에요. 일반분양이 29가구 나오는데, 일반분양이 30가구가 안 되면 기간이 단축되잖아요.
시공사를 HDC현대산업개발에서 DL이앤씨로 바꿨습니다. 실거주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서 작지만 알찬 단지예요. 광남학군이고, 한강뷰가 가능하거든요. 30평대가 얼마 전에 12억5000만원에 거래됐어요. 외관이 사무실을 연상시킬 만큼 좀 독특하죠? 내부는 중정형 구조입니다.
요즘 아주 핫한 곳에 왔습니다. <포제스한강>이요. 평당 분양가가 1억을 넘겨서 역대 최고가를 찍었죠. 국평 분양가가 44억, 펜트하우스는 160억입니다. 1순위에 74점짜리 청약 통장까지 나왔고, 전 타입이 마감됐어요.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이었습니다. 사실 분양가상한제 피해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지으려다 광진구가 분상제에서 빠지면서 설계 바꾸게 됐죠. 옛날 한강호텔 부지입니다. 총 128가구인데요. 모든 가구가 한강뷰 가능해요. 슈퍼카를 주차할 수 있는 프라이빗 주차장도 만들겠다고 해요. 입주는 내년 하반기 예상합니다.
그동안 광장동 고급아파트의 상징은 <워커힐>이었죠. 워커힐호텔 옆에 있습니다. 1978년 지어졌고 500가구 아담합니다. 다른 단지들과 달리 경사가 꽤 있습니다. 너무 낡아서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장애물이 꽤 있어요. 왜냐하면 1단지는 2종주거지역, 2단지는 자연녹지거든요. 건폐율과 용적률이 다 다르다는 거죠. 게다가 여기는 입주민들이 나이드신 부유층이 많이 살아서 "왜 굳이 아파트 다시 지어야 하죠?" 하는 분위기입니다. 주차난도 극심합니다.
조용하고 섬 같았던 동네 광장동에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생기려고 합니다. 얼마나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요. 임장생활기록부 광장동 성적표 보겠습니다.
기획·진행 김정은 기자·이예주 PD 촬영 이문규·이예주·정준영 PD
편집 이예주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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