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진짜 바뀌었다' 경기장은 만원-외인·백업 포수는 홈런 펑펑 [KBO 시범경기]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6-2로 이겼다.
류현진 합류로 많은 팬들의 시선을 모은 한화는 시범경기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류현진과 문동주가 지난 7일 청백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며 이날 홈경기장은 1만 2000 관중으로 가득 들어찼다.
한화는 정은원(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하주석(유격수)-이재원(포수)-이진영(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리카르도 산체스.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 수업을 받은 정은원이 좌익수로, 앞서 예고한대로 페라자가 '강한 2번' 역할을 맡았다. 타석의 핵심 역할을 맡을 이적생 안치홍은 지명타자로, 2루수 자리를 꿰찬 문현빈이 2루수를 맡았다. 지난해 징계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하주석이 유격수로, 이적생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진영도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이날 먼저 기회를 받았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과 문동주가 지난 7일 청백전에서 3이닝씩을 던졌기에 산체스가 먼저 등판했다.
삼성의 라인업도 지난 시즌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마무리 훈련 때부터 외야 수업에 나선 김지찬이 실전에서 처음으로 외야에 배치됐다. 새 외국인 타자 맥키넌은 당초 코너 내야수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지훈련 과정에서 1루수로 자리를 확정했다. 오재일과 지명타자와 1루수 자리를 함께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먼저 1루수 미트를 꼈다.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전병우가 3루를 차지했고 지난해 주전 3루수였던 류지혁이 2루로 이동했다. 이재현이 부상으로 비운 유격수 자리엔 김영웅이 들어섰다.
데뷔 2년차 이호성은 선발로서 가장 먼저 기회를 얻었다. 시범경기를 통해 좌완 이승현 등과 저울질을 해 최종적으로 5선발을 확정한다는 게 박진만 감독의 계획이다.
이번 시즌부터 KBO리그엔 로봇심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된다. 청백전에 이어 ABS 시스템 속에 경기를 연 한화에서 가장 먼저 이를 경험한 건 산체스였다. 김지찬과 6구 승부 끝에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삼성 2번 타자 김성윤은 피치클락 위반으로 경고도 받았다. 전반기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피치클락은 투수에 초점이 쏠려 있지만 타자에게도 적용된다. 타자는 피치클락이 8초가 되기 전까지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본래대로라면 위반시 스트라이크가 주어지지만 김성윤에겐 경고만 주어졌다.
김지찬이 도루 시도 중 아웃됐고 김성윤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산체스는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구자욱을 볼넷, 맥키넌에겐 안타를 맞고 강민호에겐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고 2실점한 뒤에야 오재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이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산체스는 2,3회 안타 없이 7타자만 상대했고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마친 이호성은 3회 2사에서 다시 한 번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하주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위기를 지웠다.
4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선두타자 강민호를 잡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다음 투수 김규연은 두 타자를 깔끔히 처리했다.
4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은 크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어 이진영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1사 2루에서 이번엔 페라자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페라자의 홈런 뒤엔 더그아웃의 동료들이 '침묵 세리머니'를 했고 페라자는 굴하지 않고 홀로 두팔을 흔들며 신나게 기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동료들도 함께 페라자에게 축하를 전했다. 삼성은 최하늘을 올려보냈지만 노시환의 중전안타, 김인환과 김인환의 볼넷 이후 하주석의 추가 2타점 쐐기 적시타까지 맞았다.
이후엔 불펜 대결 양상이었다. 한화는 이민우(1이닝)-이태양(2⅔이닝)-장시환(⅓이닝)-주현상(1이닝)을 차례로 올려보냈는데 모두 무실점 호투를 했다. 특히 이태양은 긴 이닝을 책임지며 올 시즌 롱릴리프로서 활약 기대감을 키웠다.
타선에선 홈런포를 쏘아올린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와 이재원의 활약이 빛났다. 한화는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는데 페라자는 큰 기대감 속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뒤 한화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포수 이재원도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 백업 포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시즌 타선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노시환은 3타수 3안타, 채은성은 2타수 2안타 1타점 활약했고 올 시즌 주전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하주석(3타수 1안타 2타점)과 이진영(3타수 1안타 1득점)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적생 안치홍(4타수 무안타)과 김강민(1타수 무안타)는 침묵했다.
삼성 타선에선 중견수와 2루수를 차례로 맡은 김지찬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새 외인 맥키넌이 3타수 2안타 1득점, 강민호가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돋보였다. 지난해 부진했던 오재일도 안타를 신고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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