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만난 ‘김치’, 그 흥겨운 맛이 궁금해?…딱 하나, 공기밥이 없는 게 아쉽네 [특슐랭 in 뉴욕]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3. 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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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김치 잠발라야 25달러, 해산물 자장면 30달러, BBQ 돼지 갈비 30달러
주소: 154 E 39th St, New York, NY 10016
김치 잠발라야(Kimchi Jambalay)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최대 도시 ‘뉴 올리언스’는 재즈의 도시다. 저녁 시간 뉴 올리언스의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 지역에 가면 재즈 공연이 펼쳐지는 선술집이 즐비하다. 루이 암스트롱이 태어난 도시 답다. 거리를 걷기만 해도 기분좋은 ‘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바로 이 ‘흥’과 우리의 ‘김치’가 만난 식당을 소개한다. 먹고 나면 기분이 다 좋아지는 곳이다.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음식 맛이 좋고, 작은 식당에서 주인이 손님과 소통하는 맛이 일품이다. 식당 이름은 KJUN. 케이준이라고 발음한다. 이름을 분석하면 Korea의 K와 Cajun의 JUN이 만났다. 즉 한국 음식과 루이지애나 음식으로 알려진 케이준(Cajun)의 결합이다.

케이준(Cajun)은 캐나다 노바스코샤 아카디아 지역에 이주해서 정착해 살던 프랑스 인들이 18세기 경 이곳을 점령한 영국인들에 의해 강제로 미국 루이지애나로 이주하게 되면서 이들이 만들어 먹은 음식을 뜻한다.

식당에 들어가면 아담한 크기에 뉴 올리언스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재즈 음악이 흐르고, 벽에는 뉴 올리언스 재즈&헤리티지 페스티벌 포스터들이 걸려있다. 화려하지 않고 작고 소박하지만 나름의 멋이 있다.

당면으로 만든 해산물 자장면(Seafood Jajangmyun)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김치 잠발라야(Kimchi Jambalay·25달러)다. 잠발라야는 대표적인 케이준(Cajun) 음식으로 닭고기, 소시지, 베이컨, 해산물, 양파, 마늘, 고추가 들어가고 여기에 쌀이 추가돼 어우러진 약간 매콤한 볶음밥이다. 여기에 김치가 들어갔으니 부대찌개 볶음밥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맛도 부대찌개에 밥을 넣고 졸인 그 맛이다. 약간 죽같기도 하다. 다만 우리가 아는 부대찌개처럼 매운 맛이 지배하기 보다는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여기에 같이 먹으면 좋은 게 오크라 김치(Okra Kimchi·15달러)다. 오크라는 케이준(Cajun) 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녹색채소로 풋고추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맵지 않다. 마처럼 끈적한 진액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맛은 아삭한 게 영락없는 김치다.

오크라 김치(Okra Kimchi)
또 다른 추천 메뉴는 해산물 자장면(Seafood Jajangmyun·30달러)이다. 특징은 면이 당면이라는 점이다. 케이준음식 답게 랍스터, 새우, 오징어, 굴튀김 등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갔다. 오징어 먹물까지 들어갔다. 먹고 있으면 당면이 이렇게 면으로 먹어도 괜찮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마치 새로운 파스타를 먹는 기분이 든다. 또 다른 특징이 프라이드 치킨 시킬 때 주로 먹는 무가 들어갔다는 점이다. 자장면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돼지 갈비(BBQ Por Ribs·30달러) 역시 이른바 ‘케이준 스파이스’와 한국의 갈비양념이 결합되어 살짝 매콤 달짝하고 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 환상적이다. 먹다가 아쉬운 건 한국 사람답게 공기밥이 없다는 점 뿐이었다. 같이 나오는 감자 샐러드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음식을 다 먹고나면 우리가 아는 작은 요구르트가 후식으로 나온다.

KJUN 식당 전경
이 집의 강점은 훌륭한 음식의 맛뿐만이 아니다. 이곳의 쉐프이자 오너인 정재은 씨가 주방과 홀을 드나들며 직접 손님을 맞이하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음식 메뉴를 설명해준다. 단골들이 많다. 식당이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 씨는 “자신이 관리가능한 규모”라고 스스로 말한다.

정 씨는 미국 대표 요리학교 CIA를 졸업하고 뉴 올리언스에서 약 5년 간 살았다. 이 후 뉴욕에 와서 KJUN을 오픈했다.

뉴욕은 전세계 음식을 모아놓은 요식계의 멜팅팟(melting pot)입니다. 맛집도 그만큼 많습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와서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죠. 그 고민을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로 해소해드립니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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