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저격' 발언 잡힌 바이든…美-이스라엘 균열 조짐

바이든 대통령, 가자지구 전쟁 민간인 피해 억제 압박 커져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이 마이크에 잡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미국 의회에서 국정연설 후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 등과 이야기 하던 도중 네타냐후 총리를 언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베넷 의원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우려에 대해 이스라엘에 계속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을 (다른 곳에) 전하지 말라"면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에게 당신과 나는 '예수 앞으로 나아가는 만남'(come to Jesus meeting)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이 발언 직후 보좌관이 마이크가 아직 커져 있음을 알렸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핫 마이크(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모르고 말하는 것)였다"고 말했다. '컴 투 지저스(come to Jesus)'란 누군가가 기독교인이 되는 과정처럼 그동안의 과오를 고백하고, 새롭게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발언에 대해 현지 언론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을 놓고 강경책을 고수하면서 미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어 민간인 피해를 억제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7일 국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선제 기습한)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군에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임시 항구를 가자지구 해안에 건설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실수가 아닌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AFP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해진 연설을 벗어나 네타냐후 총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로 삼았는지는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