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치안 붕괴에 외국인 수십명 발 묶여...도심 총격전도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갱단의 폭력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운송 시설 운영이 중단되며 외국인 수십 명이 아이티에 발이 묶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AP는 미국과 캐나다를 출신을 포함해 입양, 선교,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아이티를 방문한 수십 명의 외국인들이 아이티에 발이 묶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아이티로 봉사를 온 캐나다 출신 리처드 필립스(65)는 AP에 “이 사태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경찰이 무너지면 거리가 무정부 상태가 될 것이고 우리는 여기에 한 달 이상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에서 4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 이본 트림블은 “내가 본 것 중 최악의 상황”이라며 “최근 총리가 탄 비행기가 착륙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폭도들이 공항을 둘러싸고 돌과 병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티 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을 포함해 주요 공항과 항구는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AP는 투생 루베르튀르를 포함해 아이티에 있는 두 개의 국제공항이 언제 다시 문을 열지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부터 극심한 치안 공백에 시달려 왔다. 물가상승과 연료 부족, 콜레라 등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이어왔던 아이티는 최근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갱단과 폭도들의 폭력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경찰서나 교도소, 관공서 등의 국가기간시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작된 갱단의 공격으로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1만5000명 이상이 집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갱단은 지난 3일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의 부재 상황에서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국립교도소 재소자 3000여명을 탈옥시키기도 했다. EFE통신은 이날 밤 수도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통령궁 근처에서도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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