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슛은 NBA급” 호주 감독이 말하는 이현중, 그리고 한국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은 9일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시티 훕스 돔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농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동아시아 각국의 인플루언서 및 선수 출신들이 강사로 참가한 가운데 구지안 감독도 현장을 방문했다.
구지안 감독은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호주에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안겼고, EASL 챔피언스위크에서는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의 지휘봉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NBL(호주리그) 시드니 킹스, 호주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윈도우1) 한국과의 맞대결서 85-71 역전승을 안겼다.
구지안 감독은 여전히 EASL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엠버서더 자격으로 세부를 찾아 유소년 선수들에게 조언을 전하는가 하면, 아시아 각국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도 진행했다. 구지안 감독은 한국 농구와 관련해 귀화선수의 필요성, 이현중이 지닌 경쟁력 등에 대한 견해를 남겼다.
챔피언스위크 때는 감독으로 왔고, 이번에는 엠버서더 자격으로 왔다. 소감은?
EASL은 내가 흥미를 갖는 콘셉트를 가진 리그다. 내가 추구하는 게 아시아 농구의 발전과 동기부여다. 아시아 농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적이 많지 않다. 발전을 위해선 아시아 국가끼리 교류가 더 있어야 한다. 나는 맡았던 팀이 한국, 일본 팀에 지는 경험을 했다. 그러면서 배웠고, 발전할 수 있었다.
SK와 치바가 맞붙는 파이널을 전망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바가 우위에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한국 팀들도 경쟁력이 있다.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전력상 치바가 우위인 것은 맞지만, SK도 자밀 워니가 불붙으면 막기 어렵다. 또한 감독이 구축한 시스템을 선수들이 잘 배운 만큼, SK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아시아컵 예선에서 맞붙은 한국의 전력은 어땠나?
우리 팀에 NBA 리거가 없는 데다 준비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기에 앞서 다들 긴장했다. 한국이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우리가 신체 조건의 우위를 토대로 수비에서 우위를 점해 이길 수 있었다.
한국은 라건아 이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귀화선수를 데려와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 역시 뛰어난 가드 전력을 갖춘 팀이다. 좋은 빅맨이 다시 귀화선수로 가세한다면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다.
지도자로는 나이가 많은 편인데 여전히 커리어를 쌓고 있다.
좋은 질문이다. 선수들에게 형, 아버지, 때론 할아버지처럼 다가가며 끊임없이 소통하려 한다. 노력을 통해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있다. 물론 나이가 들면 운동도 더 해야 하고, 식단 조절도 잘해야 한다(웃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농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력의 깊이에 대해선 큰 걱정하지 않는다. NBL의 수준이 높아졌고, 좋은 선수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벤 시몬스를 비롯한 NBA 선수들이 차출되지 않는다 해도 순환이 잘 된 만큼 좋은 전력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시드니의 감독을 다시 맡게 된 배경은?
NBL 뿐만 아니라 해외 팀들로부터도 제안을 받았다. NBL에서는 일라와라, 애들레이드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이들을 정리하고 내가 들어가는 형식이었다. 두 팀 모두 지도자가 잘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내 노하우를 전수하기엔 시드니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 호주에서 감독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다음 시즌에는 경기에 열심히 임하고, 팀 플레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선수 위주로 구성하는 등 육성에 초점을 두고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NBL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은 한국이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다. NBA에 도전 중인데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꿈에 다가갈 수 있을까?
이현중이 뛰었다면 한국은 더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었을 것이다. 슛은 NBA급이다. NBL은 피지컬을 앞세운 농구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을 이겨내는 방법, 수비에 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선수다. 발전하고 있는 만큼 주위에 “NBA에 갈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 “가능하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사진_최창환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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