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 친팔 시위로 유대인 금지구역 변해" 정부고문 발언 파장 [통신One]
마이클 고브 장관 극단주의 재정의·대응 매뉴얼 발표 예정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극단주의 세력이 영국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긴급 기자회견을 연지 일주일 만에 정부 소속 극단주의 대응 자문위원이 '(친팔 시위로) 런던이 주말마다 유대인 출입 금지구역이 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수낵 총리는 지난 1일 사회주의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조지 갤러웨이가 가자전쟁 휴전과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선거 프레임으로 이용하면서 친팔레스타인 표를 바탕으로 당선되자 같은 날 갤러웨이를 겨냥하고 극단주의 세력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8일(현지시간) BBC와 텔레그래프, 더타임즈 등 외신을 종합하면 로빈 심콕스는 영국 정부가 극단주의에 대처할 때 "법적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것"을 촉구했다.
극단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의 법률적 제약을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심콕스는 지난 2022년 정부 소속 극단주의 대응 자문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전에는 미국의 극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마거릿 대처 펠로우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테러 발생 가능성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영국 정부가 만든 대테러 프로그램 '프리벤트(Prevent)'로 인해 발생한 무고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프리벤트 와치(Prevent Watch)'는 심콕스가 정부의 극단주의 세력 확산 프레임과 이슬람 혐오증을 퍼뜨리는 데 치어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낵 총리 대변인은 "총리가 극단주의에 대한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반유대주의와 반무슬림 증오가 모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콕스는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을 통해 "극단주의자들로 인한 혼란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 수낵 총리의 지적은 옳다"며 "(그들의)도전 규모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마이클 고브 균형발전, 주택·지역사회부 장관이 극단주의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정의를 내리고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대책을 이르면 다음주에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심콕스는 "영국에서 급진화(radicalisation)를 관대하게 허용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런던의 일부를 출입할 수 없게 만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 같은 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주에 발표될 극단주의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고 정부가 누구와 관여하고 어디에 자금을 중단할지에 대한 향후 결정을 안내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대한 후원과 무슬림 형제단이나 하마스의 영국 자선단체 지원, 영국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TV 채널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극단주의자들이 더이상 채널을 운영할 수 없게 된다고 해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신한 게 아니다"며 "런던이 더 이상 주말마다 유대인 출입금지 구역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권위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극단주의 문제는 리 앤더슨 전 보수당 부대표가 파키스탄계 무슬림(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강경한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다.
수낵 총리는 당시 관련 발언에 대해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앤더슨을 당에서 제명했다.
존 리스 '전쟁중단연합(Stop the war coalition)' 전국 임원은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대인들이 시위에 겁을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겁을 먹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수낵 총리가 무책임하게 유대인 공동체를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는 "정부가 그런 공포를 조장하기로 결정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런던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 군사작전과 비인도주의적 행위를 규탄하고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친팔레스타인 단체의 행진이 정기적으로 열렸다.
지난달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은 이 단체들을 향해 "당신들이 할 말은 충분히 다 했다"며 시위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행진을 진행해온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반무슬림을 지향하는 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런던 경찰이 평화로운 대중 시위에 강경하고 차별적인 정책을 펼치게 됐다면서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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