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꼬박 준비… 인천 '장애인 친화 미용실' 지원 시급 [현장, 그곳&]
“미용실 한 번 가려면, 하루를 꼬박 준비해야 해요. 고생해야 하는 활동지원사님에게도 미안하고…”
8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수구 대형마트 내 한 미용실. 휠체어를 탄 뇌병변장애인 김은숙씨(53·여)가 활동지원사 김경숙씨(65·여) 도움을 받아 머리를 꾸미려 이곳을 찾았다.
휠체어 진입이 비교적 쉽다고 판단, 대형마트 미용실을 찾았지만 미용 의자로 옮겨 앉는 데만도 한참이 걸린다. 활동지원사만 힘만으로는 벅차 남자 미용사 도움으로 겨우 미용 의자에 앉았다.
머리 꾸미기를 다 끝낸 뒤, 머리 감는 일도 김씨에겐 곤욕스럽다.
또다시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옮겨타야 하고 이내 머리 감는 전용 의자에 앉아야 해서다.
도움을 받아 머리감는 의자에 반쯤 누워도 몸을 가만히 두기 힘들어 고통은 계속된다.
김씨는 “대형 쇼핑몰에 있어 출입문이 턱이 없는 데다, 남자 미용사가 있기에 그나마 이 정도”라며 “동네 미용실은 진입부터 어려워 아예 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TV에서 우연히 서울 장애친화미용실을 봤는데, 인천에도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미용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미용실을 찾을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미용실 직원은 물론 비장애인 손님들마저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이 미용실에 들어서면 거부감을 드러내곤 한다.
이 때문에 사전에 활동지원사가 전화로 장애인을 손님 받는지 여부까지 확인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친화미용실을 민간에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나 군·구는 민간 미용실과 협약을 맺어 필요한 장비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장애친화미용실 설치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건물을 빌리거나 새로 지어 미용실을 만드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천시사회복지회관 등 새로 짓는 복지관에 미용시설을 마련하도록 건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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