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갇힌 주민들 "라면이라도"…충주학연구소 구술 조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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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문화원 충주학연구소가 시민 기억과 목소리로 충주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충주인 구술인 조사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충주학 연구소는 2022년 '충주와 삶의 흔적' 주제로 7건, 2023년에는 '충주와 사람들 Vol 1' 타이틀로 10건의 인터뷰를 각각 진행했다.
올해 구술 조사 사업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충주지역 산업 변화와 지역의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 기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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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찐과 기차 지붕 피난길 등 '흥미진진'
충북 충주문화원 충주학연구소가 시민 기억과 목소리로 충주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충주인 구술인 조사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충주학 연구소는 2022년 '충주와 삶의 흔적' 주제로 7건, 2023년에는 '충주와 사람들 Vol 1' 타이틀로 10건의 인터뷰를 각각 진행했다.
3~5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까지, 6·25전쟁과 근대 생활상, 수해 현장 등 역사의 순간을 기록했다.
최근배 씨는 '내 눈으로 바라본 충청북도 충주와 신문 기사'란 인터뷰에서 1972년 수해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불어난 물로 동강 철교가 끊어져 고립된 단양군 영춘면 주민이 일주일째 생필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라면이라도 투하해 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는데, 이를 본 대통령의 지시로 다음 날 바로 조치가 이뤄졌다는 내용이다.
최 씨는 중앙일보 기자로 근무하다가 신군부 언론 통폐합으로 실직한 뒤 충주서 서점을 운영하다가 민주화가 되면서 세계일보 기자로 복직해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퇴직 뒤에는 충주시의회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정태익 씨는 '아파도 약이 없어 힘들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냈다. 6·25 때 홍역이 돌았는데 개똥을 삶아 먹으면 약이 된다고 해 동생에게 해 줬다며 당시 열악한 사회상을 회상했다.
정 씨는 전쟁이 끝난 뒤 '다이아찐'이라는 약이 나왔는데 한 번만 복용하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돌아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윤영길 씨는 '내 기억 속 6·25전쟁 피난길 이야기'로 피난 시절 기차를 탔던 일화를 들려줬다. 피난 가는 사람이 많아 대전역에서 대구역까지 기차 지붕에 올라타 하루 종일 이동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최근 피난길을 다시 가 봤는데, 당시 대구에 머물던 곳에 계명대학교가 생겼다는 말도 남겼다.
이런 내용의 17건의 인터뷰는 충주문화원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충주 비료공장에서 충주 역사의 궤도를 걷다', 조돈마을에서 맞이한 광복과 전쟁', '일제강점기 교현초등학교와 전쟁 속의 벌미마을' 등 다양하다.
올해 구술 조사 사업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충주지역 산업 변화와 지역의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 기록할 예정이다. 구술자는 본인이 신청하거나 주변 사람이 추천할 수 있다.
유진태 원장은 "충주 지역에 대한 구술 조사가 꾸준히 축적돼 충주 현대사 원형 복원가 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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