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울려 퍼진 '그날의 함성'…신흥고서 3·13 운동 재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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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이날 오전 9시40께 전북 전주시 신흥고등학교에서 '1919년 3·13 만세운동' 행사가 재현됐다.
전주 신흥고등학교는 1919년 전주 3·1운동(3·13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주지역 독립운동 지도자들은 3월5일 군산에서 만세운동이 감행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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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강교현 김경현 기자 =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105년 전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선조들의 함성이 9일 전북 전주시를 가득 채웠다.
이날 오전 9시40께 전북 전주시 신흥고등학교에서 '1919년 3·13 만세운동' 행사가 재현됐다.
학교 운동장에는 신흥고와 기전고, 용흥중 등 학생들과 시민 4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하얀색 두루마기를 입은 채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옆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만세' 연습을 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윤경훈 군(17·용흥중)은 "아버지가 신흥고등학교를 나오셨다. 독립운동에 대해 관심도 많으시고 관련 활동도 많이 하셨다"며 "이를 본받아 행사에 참석했다. 설레기도 숙연해지기도 하는 마음"이라며 "과거 독립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선조들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뜻깊다"고 말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신흥고 영어 교사 신소라 씨(30대)는 "아이들에게 역사의 중요성과 뜻깊은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어 참여했다"며 "3월 1일을 쉬는 날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라를 되찾은 날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우리 아이들도 애국심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식,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묵념, 기도문 낭독,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만세삼창을 끝으로 20여분간의 기념식이 끝났다. 이후 참가자들은 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 음악이 들려오자, 목적지인 '풍남문 광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행진은 약 2㎞, 도보 30여분이 소요되는 코스였다. 신흥고등학교에서 출발해 객사·관동사거리를 거쳐 풍남문 광장으로 향하는 경로였다.
장기혁 군(16·전주용흥중)은 "역사 수업 시간에 독립운동을 주제로 발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 덕분에 나라를 되찾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며 "이를 본받아 학업에 정진하고 애국심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전주 신흥고등학교는 1919년 전주 3·1운동(3·13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주지역 독립운동 지도자들은 3월5일 군산에서 만세운동이 감행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일본 경찰은 전주 지역에서도 만세 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신흥학교와 기전학교를 비롯한 전주 시내 학교에 강제 방학 조처를 내렸다. 이에 신흥학교 학생이던 김병학 등은 학교 지하실에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제작·인쇄하면서 만세 시위에 필요한 준비를 진행했다.
신흥·기전학교 학생들은 거사 당일인 1919년 3월13일, 채소가 들어있는 것처럼 위장한 가마니 속에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넣어 전주 남문 장터까지 무사히 운반했다.
곧이어 정오 무렵 남문에서 울려 나오는 인경소리를 신호로 일제히 행동을 개시했다. 천도교·기독교인, 신흥학교·기전여학교 학생 등 150여명은 남문시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 만세를 불렀다. 이때 신흥학교 학생들은 시민들에게 독립선언서를 배포했으며, 기전학교 여학생들은 태극기를 나눠줬다.
시위는 오후 11시까지 서너차례 계속됐고, 다음 날 오후 3시에도 군중이 모여 만세를 불렀다.
당시 일제는 김병학과 고형진, 남궁현, 김점쇠, 이기곤, 김경신 등 신흥학교 학생들을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체포했고, 모두 실형 1년을 언도받았다. 또 이 외 신흥학교 학생 3명이 일제의 고문에 옥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북 전주신흥고등학교 입구에는 전주 3·1운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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