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인사 요정’ 최민식, 선물 받은 과자 가방은 지금 어디에?
무대인사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 상영 전후에 영화관을 돌아다니며 찾아와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홍보 행사 중 하나입니다.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고 극장으로 옵니다.
최민식은 이번 ‘파묘’ 무대 인사에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깜찍한 매력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영화관을 찾은 팬들이 건네는 고양이 귀 머리띠, 감귤 모자 등을 거리끼지 않고 착용하거나, 과자 가방을 선물 받고 마음에 들었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민식은 관객들에게 농담을 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어떤 무대인사에서 최민식은 “이 자리를 축하해주려고 온 사랑스러운 후배가 있다. 강동원 씨가 저 뒤에 와 계신다”고 했습니다. 관객들은 모두 최민식이 가리킨 곳을 봤지만 그 자리에 강동원은 없었습니다. 이에 최민식은 “죄송합니다.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라며 사과하고 웃었는데요. 이어 배우 유해진이 “안녕하세요, 강동원입니다”라고 재치 있게 인사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안겼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마, 이게 무대인사다!” “민식이 형님 완전 귀요미셨네” “배우님, 쿠로미 아세요?”라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의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로 데뷔 35년을 맞은 최민식은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명량’ 등 스크린 안에서 차갑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역할이라고 하지만, 대중들은 작품의 이미지를 통해 배우를 바라보기 때문에 이번 무대인사에서 보여준 최민식의 모습은 ‘역대급 반전’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최민식이 이토록 무대인사에 ‘진심’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2022년에 개봉한 그의 전작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객들과 직접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최민식은 무척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2년 만에 관객들을 다시 만나게 된 최민식은 극장을 꽉 채워준 관객들의 모습을 보고 감사의 마음을 느껴 더 열심히 무대인사에 임한다고 합니다.
‘파묘’ 관계자는 “최민식 씨가 팬들이 주신 선물들을 굉장히 재밌게 생각하셨다. 무대 인사가 끝난 뒤 대기실에서도 배우들도 써보라고 하면서 즐겁게 무대를 돌고 계신다”고 전했습니다.
팬들이 최민식에게 준 선물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 관계자는 “과자 박스 등 주신 선물들은 모두 집에 가져가신 걸로 알고 있다”며 “아직 갖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무대인사를 함께 하고 있는 스태프들도 최민식의 매너에 감탄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많은 배우가 무대 인사에서 즐겁게 임한다”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최민식 배우가 친근하고 재치 있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을 보며 홍보마케팅 스태프들도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파묘’의 관객층은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데, 젊은 세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내주고 있어, (영화 흥행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있어, 최민식도 젊은 세대들의 눈에 맞춰 무대인사를 진행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최민식의 이미지는 매우 무겁다.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연기적인 측면에서 너무 진지한 이미지가 많아 대중적이지 않은 배우라는 평을 받아왔다”며 “그런 이미지가 배우에게는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이번 무대 인사가 그런 이미지를 깨주는 행보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 모두 그가 롱런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선 친대중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일부 젊은 배우들이 자신을 보러와 준 팬들에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을 안긴 일이 있었습니다. 팬이 준 머리띠 착용을 거부하거나, ‘볼하트’ 등 귀여운 포즈를 취해주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시간을 내서 와준 영화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아는 최민식. 이것이 대배우의 품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부터 최민식을 ‘무대인사 요정’이라 불러야겠습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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