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새마을금고 복면강도…직원들 철장에 가두고 식사까지

경비 취약한 금융기관, 도주로 물색해…사전 범행계획
아내와 식사 마치고 나오다 검거

아산경찰서로 이송되는 새마을금고 강도 / 사진=연합뉴스

충남 아산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50대가 미리 범행지와 도주로를 물색하는 등 사전 계획을 철저히 했고, 범행 당시에도 대범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9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흉기 2개를 들고 단독범행에 나선 피의자 50대 A씨는 직원들을 철창에 가두고서 도주했습니다. 도주 직후에는 경기 안성의 한 복합쇼핑몰에서 저녁 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어제(8일) 오후 4시 28분쯤 영업 종료를 2분여 앞둔 아산 선장면의 한 새마을금고에 복면을 쓰고 침입해 현금 1억2,448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를 받습니다.

당시 경비직원 없이 남성 1명, 여성 2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으며 A씨는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했습니다. A씨는 여직원들에게 케이블타이로 남성 직원의 손을 묶게 하고, 돈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8∼9일 전에도 승용차를 타고 미리 범행지를 물색하고 새마을금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청원경찰 유무 등 경비 상태와 범행 전후 도주로 등을 파악했습니다.

그는 돈가방을 받은 뒤에도 직원들을 금융기관 내에 있는 금고 철창 안에 가두고, 내부에서 열지 못하게 잠금장치까지 확인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마을금고에서 50ｍ 떨어진 곳에는 경찰 치안센터가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강도, 감금 행각에 직원들은 비상벨을 누르지도 못했습니다.

A씨는 새마을금고 직원의 차를 빼앗아 타고 1㎞가량 이동한 후 미리 준비한 아반떼 기종 렌터카로 갈아타고 경기도 평택 방향으로 도주했습니다.

아산경찰서로 이송되는 새마을금고 강도 / 사진=연합뉴스

도주 과정에서 흉기 1개는 버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국 수배령을 내린 경찰은 A씨가 범행일 전후 같은 승용차를 타고 새마을금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분석해 인상착의 등을 파악했습니다. 또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으로 도주 경로를 추적해 차량이 안성의 한 복합쇼핑몰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내와 사전에 약속했던 A씨는 쇼핑몰 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주차장에서 잠복수사 중인 경찰에 의해 범행 4시간 40여분 만에 검거됐습니다.

A씨는 경찰에 "빚이 많아 훔친 돈으로 빚을 갚으려고 했고 1,000만원은 이미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억2,448만원 중 1,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현금을 확보하고,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동기와 과정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고, 아산지역에 주거지나 연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범행과 도주가 신속하고 대범해 사전에 범행을 치밀히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아내와의 공범 여부, 전과기록, 현금 사용처, 범행 관련 추가 계획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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