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계양을·양산·종로·광진을·분당갑…여야 격전지 혈투
계양을 이재명-원희룡 '명룡대전' 확정
한강벨트 '광진을', 낙동강 벨트 '양산' 2파전
'정치 1번지' 종로, '보수 철옹성' 분당갑 격전 예고
[서울=뉴시스]강주희 이승재 기자 =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주요 격전지 대진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명룡대전'이 확정된 것을 비롯해 총선 판세를 좌우할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에서도 여야 중량급 인사들의 맞대결이 다수 눈에 띈다.
9일 현재 양당의 공천을 집계한 결과, 전체 253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은 216곳, 민주당은 244곳 공천을 결정했다. 추가 공모 지역 공천까지 완료되면 여야는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4월 총선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총선 빅매치 '명룡대전' 펼쳐지는 인천 계양을
4·10 총선에서 '명룡대전'을 확정 지은 이후 첫 만남에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건넨 인사말이다. 이 대표는 "무슨 말인지"라고 말끝을 흐렸고 두 사람은 긴 대화 없이 서로를 지나쳤다.
양측의 신경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와의 맞대결을 주장하면서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단수 공천을 받아냈다.
험지 출마를 자처하면서 당내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선명한 노선을 택했다는 점에서 원 전 장관의 이번 총선 행보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겠나"라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지만 단수 공천을 확정 짓기 전까지 이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단수 공천에는 이 지역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계양을은 2004년 신설된 이후 2010년 보궐선거(이상권 한나라당 후보 당선)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송영길 전 대표가 이곳에서만 내리 5선을 지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의미 있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은 접전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일 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504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5%는 이 대표에게, 41%는 원 전 장관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 전화면접 방식 진행,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낙동강 전선'서 만난 두 경남지사…김태호 vs 김두관
이번 총선에서 김태호 의원은 당으로부터 '낙동강 벨트' 탈환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경남 김해·양산을 아우르는 이 전선을 PK(부산·경남) 승부처로 보고 묘수를 둔 거다. 특히 양산을은 2016년 양산시가 갑·을로 분구된 뒤 민주당 출신 후보만 당선됐다.
다만 김태호 의원의 전략공천이 결정된 이후 지역구 당원들이 거센 반발이 있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이번에 3선에 도전하는 김두관 의원은 최근 박봉열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옆 지역구인 양산갑의 이재영 예비후보와 지역 간담회를 함께 개최하는 등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역구를 바꾼 김태호 의원과의 차별화를 두고자 구체적인 공약 발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부·울·경 메가시티 통합청사를 양산으로 유치하고, 웅상 지역 KTX 환승 역사 건설 및 사송신도시 교통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정치 1번지' 종로 최재형·곽상언·금태섭 3파전
종로는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로 선거 때마다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이전으로 '정치 1번지'로서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이번 총선은 과거 빅매치와 같은 대결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역인 최재형 의원은 2020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 경력은 길지 않지만 대선 후보, 당 혁신위원장 등을 역임해 당 안팎에서 '중량급 인사'라는 평를 받는다. 최 의원이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10년 만에 탈환한 종로를 지키는 동시에 여권 열세인 서울 지역 확장이란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곽상언 변호사는 최근 민주당 단수 공천을 받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그는 일찌감치 종로 도전을 선언하고 지역 다지기에 집중해 왔다. 지역 상황을 고려한 전통시장 지원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난 4일에는 이재명 대표로부터 첫 지원 사격을 받았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거대 양당 구도를 깨는 제3지대 주자로 나선다. 금 최고위원은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민생 1번지', '개혁 1번지'로 만들겠다며 양당 후보와의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금 최고위원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턴매치' 광진을 고민정-오신환 한판 승부
그러나 2022년 20대 대선과 같은 해 치른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하면서 더는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결국 국민의힘에선 탈환을, 민주당에선 사수해야 할 격전지가 되면서 양당은 일찌감치 광진을에 후보를 단수 공천해 승부수를 띄웠다.
건국대학교와 일부 고급 아파트를 제외한 일부 지역의 개발과 정비가 더디다 보니 후보들도 이를 집중 공략하는 중이다. 4년 전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고 의원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표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낙후한 교통 인프라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고 의원의 상대인 오신환 전 의원도 표심 잡기에 시동을 걸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20일 이 지역을 방문해 오 전 의원을 지원하는 등 시민 안전 관련 총선 공약을 전달했다. 일각에선 오 전 의원이 서울 정무부시장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일각에선 두 후보의 맞대결을 '리턴 매치'로 보고 있다.
보수 아성 분당갑… 안철수 '사수' 이광재 '탈환'
분당갑은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아 오랫동안 수도권의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2000년 분구 이래 보궐선거를 포함해 7차례 총선에서 보수 계열 정당이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승기를 가져간 여권 우세 지역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12.7% 포인트 앞지르며 흔들리지 않은 보수 우세를 떨쳤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50.1%)가 김병관 민주당 후보(49.3%)를 0.8% 포인트차로 승리를 거두면서 최근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역 최대 관심사인 아파트 재건축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각당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4월 27일부터 재건축·재개발 요건을 완화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분당갑 유권자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이 때문에 각 후보들은 저마다 재건축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의원은 "분당 재건축은 이제 시작"이라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3·8호선 연장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성남 서울공항 고도제한을 풀어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개혁신당 후보인 류 전 의원 역시 재건축 공약과 함께 주거 환경 개선도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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