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즈 없인 못살아” 멸종 위기설에 프랑스가 기도까지 한다는데… [★★글로벌]
카망베르, 부드럽고 독특한 맛으로 전세계 매혹
치즈계의 ‘승자’를 제대로 알아본 셈이다. 18세기 이후 다양한 형태로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해온 카망베르 치즈는 크리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개성을 가진 맛 때문에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치즈로 등극했다.
카망베르 치즈는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랑스의 국보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국보라고 CNN은 설명했다.
2023년 프랑스 전국 카망베르 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안 마리 칸탱은 “프랑스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무엇인가? 레드 와인 한 병과 바게트, 그리고 카망베르다”라며 “카망베르는 우리의 국민 치즈”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랑받는 카망베르 치즈가 멸종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치즈 애호가들은 카망베르 치즈가 ‘나무상자’에 담겨 무덤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 1월 파리-사클레이 대학의 과학자들은 카망베르를 비롯한 치즈 생산에 사용되는 주요 균류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는 연구 결과에 대한 보고서에서 “(균류 부족으로) 블루 치즈가 위협을 받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카망베르에게는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는 ‘치즈 위기’를 경고하는 기사에 “카망베르를 위해 기도하라!”는 제목까지 붙였다
멸종 우려에 佛 “카망베르를 위해 기도하라!”
이 곰팡이는 카망베르 치즈의 풍부한 맛과 개성 있는 향을 만들어주는 원천이다. 치즈를 덮은 하얀 껍질도 이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원래 카망베르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곰팡이는 과거 치즈가 벽난로나 동굴에서 숙성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한 ‘페니실리움 코뮌’이었다. 이 곰팡이는 푸른색이나 회색, 황갈색을 띠었다.
하지만 20세기 말 발견된 돌연변이인 하얀색 곰팡이 페니실리움 카망베르티가 기존 곰팡이를 대체해 카망베르 치즈 생산에 전격 도입됐다. 하얀색 치즈가 소비자들에게 더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리-사클레이 대학 연구팀은 “20세기 초에 색깔 때문에 흐니색 돌연변이 곰팡이가 회색과 녹색 종류의 페니실리움 코뮌에서 선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치즈를 생산하는 한 업자는 “50여년 전 아버지가 처음 만든 카망베르 치즈 색깔은 파란색, 흰색, 빨간색이었다”라며 “이후 치즈 제조업체들이 흰색을 띠지 않은 치즈에 맞서 전투를 벌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돌연변이 곰팡이가 산업적으로 대량 사용되면서 기업과 연구실이 이 곰팡이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극도로 결여됐다는 점이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지면서 페니실리움 카망베르티는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이 극도로 떨어졌다.
파리-사클레이 연구팀은 “카망베르 치즈를 만들 때 제한된 종류의 균주만 사용하는 게 퇴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CNRS는 “카망베르 치즈 제조업체들이 치즈 생산에 충분한 양의 페니실리움 카망베르티 포자를 얻는 것이 이제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균주 적응력 떨어진것...당장 멸종 위험 없어”
노르망디 지역의 치즈 제조업체협회장인 브루노 르페브르는 “우리 가족은 5대에 걸쳐 카망베르를 만들어왔다”며 “이런 상황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더 전통적인 것부터 산업적인 것까지 모든 종류의 카망베르를 만들어 왔지만 내 곰팡이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라며 “연구원들은 치즈 제조업체들을 공황 상태에 빠뜨리려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파리-사클레이 연구팀도 연구 결과는 사실이지만 카망베르 치즈가 곧바로 사라질 위험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구팀의 타티아나 지로 연구원은 “우리는 카망베르 생산에 단기적인 위험은 없다는 것을 항상 분명히 한다”라며 “연구가 의미하는 것은 균주의 큰 균질화가 있고, 이것이 그들의 적응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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