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퍼펙트' 켈리 첫 등판서 호투, 역시 역수출 명품..."그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왔다" ARI 감독

노재형 2024. 3. 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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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 AP연합뉴스
메릴 켈리는 지난해 종아리 부상을 당하고도 평균자책점 3.29로 호투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역수출품'이란 별명을 얻으며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하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켈리는 9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회초 선두 좌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92.0마일 낮은 포심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켈리는 크리스토퍼 모렐을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바깥쪽 낮은 85.1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마이클 부시를 커브, 싱커, 커터를 잇달아 스트라이크로 꽂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1회를 9개의 공으로 마무리한 것.

2회에도 3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선두 미구엘 아마야를 90.9마일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제압한 뒤 마일스 마스트로보니를 2구째 87.7마일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데이비드 보티를 풀카운트에서 7구째 92.9마일 몸쪽 싱커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켈리는 1-0으로 앞선 3회 마운드를 폴 시월드에게 넘겼다. 군더더기 없는 투구였다. 21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교체 직후 불펜에서 14개의 공을 던지며 이날 실전 목표 투구량인 35개를 채웠다.

지난달 22일(한국시각) 포토데이에 포즈를 취한 켈리. USATODAY연합뉴스

8개를 던진 직구는 최고 92.7마일, 평균 91.7마일, 4개를 던진 싱커는 최고 92.9마일, 평균 92.4마일의 구속을 각각 나타냈다. 이밖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3개씩 구사했고, 커브 2개, 커터 1개를 각각 섞었다.

경기 후 토리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 우타자 상대로 슬라이더가 날카로웠다. 첫 등판서 2이닝을 깔끔하게 환상적으로 던졌다. 마운드에 오른 그를 보면 역시라는 말이 나온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로불로 감독은 "루키일 때 벌써 30살이었으니 참 고된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기대감과 함께 고향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많은 부담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금세 적응해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터득하고 게임 플랜을 따라가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위치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켈리는 "경기 전 웜업을 하는데 2019년 스프링트레이닝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단순히 웜업이었는데 인생 여정이 나를 이곳까지 데리고 왔구나라는 느낌이 순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는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77⅔이닝을 던져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마크하며 애리조나의 2선발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6월 말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만 비우지 않았다면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켈리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서 진면목을 발휘한다. AP연합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토리 로불로 감독. AP연합뉴스

또한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해 4경기에서 24이닝을 투구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하며 큰 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6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7이닝 3안타 9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애리조나는 텍사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켈리 등판 경기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켈리는 2년 1800만달러 계약이 올해 만료되지만, 내년에 700만달러의 팀 옵션이 걸려 있어 FA가 되려면 2시즌을 더 던져야 한다. 올해 심각한 부진이나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애리조나가 옵션을 포기할 리는 없다.

켈리는 2015~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9년 애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두 차례의 구단 옵션과 2년 계약을 거치며 애리조나의 주축 선발로 활약 중이다. 5년 통산 127경기에 선발등판해 48승43패, 평균자책점 3.80, 681탈삼진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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