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짙은 안개 속에도 잘 보이는 전광판이 있다면?
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어느덧 3월입니다.
날이 차차 따뜻해져 좋지만, 일교차가 큰 봄에는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데요.
안개는 대기 중에 작은 물방울이 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지면에 붙어 있는 구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안개는 지표 근처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섞이며 생성됩니다.
채 100m 앞도 보이지 않게 만들어, 큰 사고를 불러오기도 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짙은 안개가 껴도 잘 보이는 하이브리드 전광판을 개발했는데요.
우리 눈에 잘 보이는 가시광선 렌즈로만 구성된 기존 전광판과 달리,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렌즈가 이중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잘 보일까요? 제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악천후 상황을 가정해 안전한 도로 환경을 연구하는 기상재현 도로실증센터입니다.
안개 없는 맑은 날씨엔 터널에 들어서기 전부터 전광판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시정거리 50m 미만의 안개가 낀 상황을 연출해 봤습니다.
터널 입구부터 뿌연 연기가 가로막더니, 바로 앞의 상황조차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시야가 흐려집니다.
멀리서도 잘 보이던 제한속도 전광판, 40m 앞까지 가서야 겨우 보입니다.
새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광판을 설치한 뒤 주행해 봤습니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지만, 차량에 달린 센서가 감지해 인식합니다.
40m 앞까지는 가야 보였던 전광판, 70m 앞에서도 거뜬히 보입니다.
숫자보다 더 복잡한 글자도 정확히 감지합니다.
<박원일 / 건설기술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전임연구원> "안개의 투과율이 우수한 940㎚의 적외선 LED를 적용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의 적외선 센서를 통해서만 악천후 시에 멀리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통신이 두절되거나 악천후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주행할 수 없기 때문에 도로교통의 대안으로써 하이브리드 교통안전 표지판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전광판이 있을 때 기존보다 인지 거리가 40m 넘게 늘어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두 배나 더 먼 거리에서도 표지판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죠.
차량 주행 속도를 낮췄더니 100m까지 인지 거리가 늘어났는데요.
앞으로 다양한 도로 악조건을 가정해 실험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영상취재기자 양재준]
#안개 #전광판 #적외선 #표지판 #악천후 #도로 #건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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