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어묵·호떡 냄새는 못참지...K푸드가 점령한 도쿄 식품올림픽 가보니
70개국 2300여 업체 전시 참가
한국도 “세계 5위 日 시장 잡자”
육류·어류·술 등 식음료 총집합
올해 사상 최대 8만명 방문예상
5번째 규모 국가관 마련한 韓
한류 붐 타고 ‘K푸드’ 집중 홍보
지난 5일 도쿄 고토구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제49회 국제식품·음료전(FOODEX JAPAN 2024)’의 한국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마차 콘셉트로 꾸며진 홍보 부스에서 나눠준 어묵 꼬치를 한 입 베어 문 히로시 씨의 얘기다.
전 세계 각국이 자존심을 내걸고 자신의 식재료를 소개하기 때문에 푸드쇼는 ‘식품 올림픽’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6일 들린 행사장 곳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국기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일본어보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 국가 언어들이 더욱 크게 들렸다.
미국이나 중국 식품 전시회가 규모는 크지만 수출업체나 관계자들은 도쿄 행사를 더욱 의미있게 생각한다. 일본의 식품 검역 수준이 높기 때문인데, 이곳만 통과하면 전 세계 검역 등은 한결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각국 유통업체들도 대부분 이곳에 들러 유럽이나 북중미 등의 식품 동향을 파악하고, 괜찮은 업체를 발굴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사람들이 유럽 와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프랑스와 벨기에 등의 부스에도 와인이 전면에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 부스에서는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이들이 자랑하는 쇠고기 제품을 다양한 부위별로 내놓은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스의 경우 구워진 고기를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일본은 별도의 국가관 형태는 아니었지만 곳곳에서 주요 식품 업체가 대형 부스를 만들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소유’로 불리는 일본 스타일의 간장 식재료를 소개하는 업체부터 일본 와규 업체들도 곳곳에 보였다.
중국은 빅사이트 동쪽 8번홀을 통째로 전세 내어 국가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위치가 상대적으로 안쪽이라 규모는 컸지만 의외로 찾는 관람객 수는 많지 않아 보였다.
한국으로서도 일본은 세계 최대 식음료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엔화 약세로 달러 환산 수출액은 17억5000만달러로 2022년의 21억6000만달러보다 줄었지만, 엔화로 비교할 경우 지난해에도 소폭 증가했다.
과거에는 김치와 김 등 전통적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디저트와 길거리 음식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관 운영을 주관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K스트리트 푸드’를 올해 테마로 정해 한국관 부스를 구성한 것도 이런 이유다.
올해 한국관에는 홍삼, 참외, 김치, 장류, 신선 농산물 등을 취급하는 70개 수출업체가 참여했고 지방자치단체의 홍보관을 포함해 96개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aT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식음료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이 참외와 당조고추, 기능성 홍삼 등이다.
일본 사람들이 멜론을 좋아하는데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큰 멜론을 혼자 사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이 틈새를 공략한 것이 참외다. 크기도 작고 맛도 멜론에 뒤지지 않는다.
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춘 당조고추는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식후에 혈당치를 완화하는 기능이 있다고 해서 건강을 중시하는 일본 사회에서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트코 재팬에서 대량 구매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량이 부족해 33개 점포 가운데 8개에만 입점해 있는 상황이다.
윤상영 본부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관의 수출 상담 목표액은 9000만달러”라며 “기능성 식음료를 많이 확산시켜 한국산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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