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이색 이력 연예기획사 대표들의 등장…K팝 비즈니스가 변한다

오지원 2024. 3.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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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연예기획사의 대표는 둘로 나뉜다.

매니저 출신 혹은 아티스트 출신.

매니저도, 아티스트도, '이 바닥 출신'도 아닌 이색 이력을 가진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등장해 눈에 띈다.

더블랙레이블은 펄어비스를 상장시킨 경험이 있고 투자 유치에 강점이 있는 정경인 대표의 지휘 하에 아티스트 라인업 확대, 음반 제작 역량 강화, 해외 사업 확대 등에 주력하며, 더 큰 연예기획사로 틀을 갖춰 나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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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펄어비스, F&F엔터테인먼트

대다수 연예기획사의 대표는 둘로 나뉜다. 매니저 출신 혹은 아티스트 출신. 아티스트 중심의 사업인 데다가 업계가 좁고 특수한 탓에 아티스트를 잘 아는 '이 바닥 출신'들이 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최근 이 틀이 깨지고 있다. 매니저도, 아티스트도, '이 바닥 출신'도 아닌 이색 이력을 가진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등장해 눈에 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출발해 관계사로 독립 중인 더블랙레이블은 지난 2022년 말 정경인 씨를 새 대표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을 거쳐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프로듀서 테디가 세운 더블랙레이블이 엔터테인먼트 업계 경험이 없는 정 대표를 선임한 것은 업계 관계자들이 상당히 주목할 만한 행보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작투자팀 출신인 최재우 씨가 지난해 신생기획사 F&F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것도 이목을 끄는 지점이다. '사내맞선' '시크릿가든'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 OST를 대거 제작하고, 음악 콘텐츠 투자 유통을 전문으로 하던 인물이 매니지먼트 대표로 전직하는 것이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었기 때문.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그 자체를 넘어 '비즈니스'에 더욱 비중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더블랙레이블은 펄어비스를 상장시킨 경험이 있고 투자 유치에 강점이 있는 정경인 대표의 지휘 하에 아티스트 라인업 확대, 음반 제작 역량 강화, 해외 사업 확대 등에 주력하며, 더 큰 연예기획사로 틀을 갖춰 나가겠다는 각오다. 실제 이 회사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정 대표의 투자 유치 등의 역량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음악 콘텐츠 투자 유통 전문가로 음악 비즈니스를 해온 최 대표의 경우 신생 기획사로서는 드물게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관련된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등 출발부터 남다르다. 아이돌 그룹 혹은 음원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적인 접근 등에 강점이 있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F&F엔터의 신인 그룹 유니스의 성장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등에 비해 업력이 짧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이 같은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는 "과거에는 '여의도 매니저들끼리'라는 텃세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SM, JYP, 하이브, YG 등 상장사들이 많아지면서, K팝 기업들에 화이트 컬러가 많이 들어오고 기업을 이끌어줄 수 있는 경영진들의 운영 체계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미국에서는 뮤직 비즈니스라는 전문 분야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이렇게 전문 분야로 변모하면서, 이런 기업적인 체계가 자리잡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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