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매년 양말 수천켤레 기부하는 송가인 이모

홍현기 2024. 3.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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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발목 얼면 부러진다. 이거 신어라."

이 일은 송씨가 양말 기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송씨는 "예전에는 직접 차를 몰고 가서 양말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주변의 권유로 대상 단체를 지정해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앞으로 3∼4년 정도만 더 양말 기부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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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건네받은 양말에 감동…식비까지 아껴 선행
양말 기부천사 송상례씨 [촬영 홍현기]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아가야 발목 얼면 부러진다. 이거 신어라."

23년 전인 2001년 겨울 인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송상례(56)씨는 처음 보는 할머니로부터 양말을 건네받았다.

할머니는 당시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양말이 아닌 스타킹을 신고 있던 송씨를 보고 새 양말을 사다가 선뜻 내밀었다.

송씨는 "할머니가 건넨 양말을 뜯어서 신었는데 너무 따뜻했다"며 "발이 따뜻하니까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면서 감동이 왔다"고 당시 기분을 설명했다.

이 일은 송씨가 양말 기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매년 적게는 3천켤레 많게는 1만켤레에 달하는 양말을 구매해 기부하고 있다.

그는 "양말의 따뜻했던 온기를 잊지 못해 주변에 선물하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몇십만원 어치를 사다가 점점 더 양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공예품을 만들어 팔거나 청소·식당일을 하면서 매년 수천만원 규모 양말 구매 비용을 마련했다. 기부처는 요양원·아동복지시설·병원 등으로 다양하다.

양말 포장하는 송상례씨 [촬영 홍현기]

그는 직접 양말 포장과 배송까지 도맡다가 8년 전인 2016년부터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양말을 기부하고 있다.

송씨는 "예전에는 직접 차를 몰고 가서 양말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주변의 권유로 대상 단체를 지정해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금을 기부하면 생각했던 대로 제대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옷을 기부하면 당사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입지 않는 일이 있었다"며 "양말은 남녀노소 누구나 취향과 관계없이 신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양말 기부뿐만 아니라 30년 넘게 틈틈이 노인정이나 양로원에서 수지침을 놔주거나 염색·이발을 해주는 미용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송씨는 트로트계의 슈퍼스타 송가인의 이모다. 송가인의 어머니 송순단씨가 그의 친언니다. 조카인 송가인이 무명일 때는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가인이가 무명일 땐 매니저를 해주면서 축제나 전국노래자랑에 따라가기도 했다"며 "유명해진 뒤에는 이모들이 따라다니면 그럴 거 같아 먼발치에서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송씨는 앞으로 3∼4년 정도만 더 양말 기부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그동안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60세가 될 때까지는 기부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송씨는 "미용실에 가면 4만∼5만원이 들어가니 아까워서 직접 염색도 하고 머리도 자른다"며 "특별한 외출복 빼고는 주변에서 옷이나 신발을 얻어다가 아끼면서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들어서 그만두려다가도 또 생각이 나고 '양말 좀 부탁한다'는 연락이 오면 거절할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조금 더 힘을 내서 따뜻함을 나누고 싶다"고 웃었다.

지난 1월에도 인천시 남동구에 양말 기부한 송상례씨 [남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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