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전 러시'에 쪼그라드는 코스닥…올해만 벌써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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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형 종목이 잇따라 코스피 시장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코스닥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10년간(2014년~202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종목이 코스피로 이동한 경우는 평균 1.3건이었다.
다만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 AI 기업이 이전상장을 추진하면 코스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코스닥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는 데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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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무너지면 경제 성장 기대 어려워…경쟁력 강화 필수"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형 종목이 잇따라 코스피 시장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코스닥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이탈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할 동력도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지난 6일 파라다이스(034230)는 이사회를 열고 코스피 시장 이전상장에 대해 결의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관련 안건이 승인되면 파라다이스는 4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 6월 예비심사 승인을 거쳐 7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최근 10년간(2014년~202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종목이 코스피로 이동한 경우는 평균 1.3건이었다. 이전상장이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올해는 포스코DX(022100)와 엘앤에프(066970)가 이미 이전상장을 마쳤고 최근 파라다이스까지 가세하면서 이전상장 종목이 총 5곳으로 늘었다. 아직 3월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로 소속을 옮겼거나 옮길 계획을 갖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몸값이 큰 종목이다. 포스코DX와 엘앤에프는 이전상장 전일 기준 코스닥 내 시총 상위 4위를 차지했던 종목들이다.
올해 이전상장을 계획 중인 에코프로비엠(247540)과 HLB(028300)는 각각 시총 순위 1위(24조 원)와 3위(13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시총은 약 1조 원으로 시총 상위 4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즉 코스닥 전체 시총이 413조 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세 종목마저 코스피로 이동하면 전체 중 10분 1 규모(38조 원)가 증발하는 것이다.
상장 기업은 코스피로 소속을 옮기면 자금조달이 더욱 용이해진다. 패시브 자금(시장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 AI 기업이 이전상장을 추진하면 코스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코스닥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는 데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주로 상장해 있는 코스닥 시장의 영향력이 미미해지면 국가 전체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로 이전하면 국내외 기관 투자 수요 기반이 확대돼 당연히 주가 상승에는 도움이 된다"면서도 "과연 투자자를 위해 좋은 일인지, 국가 경제를 위해서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은 모험자본을 조달해 투자하고 또 회수하는 시장"이라면서 "코스닥시장이 무너지면 경제 성장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연기금의 코스닥 참여 비중을 높이거나 상장 유지 비용을 절약해 주는 등의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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