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 축제는 끝났다… 아프리카TV, 이젠 증명할 시간

서진욱 기자 2024. 3.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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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1>아프리카TV
[편집자주] 미래를 이끄는 테크 기업의 오늘을 전합니다.

아프리카TV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기자.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축제는 끝났다.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의 시간이 찾아왔다. 3개월 가까이 주가를 끌어올렸던 트위치의 한국 철수 호재를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해외 진출과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도 지켜봐야 한다. 아프리카TV 개국 이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도래했다.
트위치 한국 철수로 2배 치솟은 주가… 3월 들어 하락세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 공지. /사진=트위치 웹사이트.

지난달 27일 트위치는 예고한 대로 한국 서비스 운영을 종료했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를 막고, 사용자들이 수익창출을 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완전한 철수는 올해 6월 이뤄진다. 6월4일 국내 제휴사와 스트리머 모두 탈퇴 처리된다.

트위치 운영 종료 당일 아프리카TV 주가는 5% 뛰었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13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던 주가가 11만원대까지 빠졌다. 지난 8일에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보다 4% 오른 11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사라진 시가총액 1425억원이다. 2월 말 시총(1조4759억원)의 10%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상승 랠리는 종지부를 앞뒀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가 한국 철수를 발표한 12월6일 상한가를 치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월 말까지 주가가 2배 오르며 시총이 7380억원 불어났다. 2년 만에 시총 1조원 클럽에 재가입했다. 8일 기준 아프리카TV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장세의 수혜를 받지 않았음에도 두드러지는 주가 성적표를 받았다.

아프리카TV 개요. /그래픽=이지혜 기자.
상승랠리 재료 소진, 네이버 '치지직' 돌풍 악재
상승 랠리의 재료였던 트위치 철수가 실현된 만큼 우상향한 주가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부상하면서 아프리카TV가 트위치 철수 효과를 독점하지 못했다. 외부 요인이 가져온 기대는 빠르게 우려로 바뀌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일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앱 D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각각 90만6018명, 91만1733명으로 치지직이 근소하게 앞섰다. 단 하루의 통계라지만 치지직의 국내 1위 스트리밍 플랫폼 등극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네이버의 강력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트위치 철수 발표 이후 아프리카TV DAU가 19만명 가까이 늘어난 점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네이버 '치지직'. /사진=네이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전면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두 회사 모두 트위치 철수에 따른 수혜에서 벗어나 상대 플랫폼에서 사용자를 빼와야 한다. 네이버의 플랫폼 지배력이 동원된 치지직은 아프리카TV에 트위치보다 훨씬 더 껄끄러운 경쟁자일 수 있다. 스트리밍을 포함한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선 네이버도 약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규제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목 쏠리는 1분기 실적… 트위치 철수 효과 증명될까?
증권가는 1분기 실적에 주목한다. 트위치 철수 효과를 분명한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효과가 있든 없든 회사 차원의 설명이 필요하다.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923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에 형성됐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1분기에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연간 매출 3476억원, 영업이익 90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4분기 매출 1004억원, 영업이익 264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보다 71%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이 150억원대로 떨어졌던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아프리카TV 2023년 실적. /그래픽=이지혜 기자.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의미 있게 상승하기 위해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4년 순이익 추정치가 올라갈 만한 실적 또는 지표 성장이 확인돼야 한다"며 "2018년 이후 꾸준히 하락한 MUV(월간순방문자)와 지난해 하락한 PU(과금이용자)가 반등하고,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플랫폼 매출을 기록한다면 트위치 철수에 따른 재무적 효과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장이 인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내 이뤄질 해외 진출과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도 지켜봐야 한다. 아프리카TV는 글로벌 플랫폼 '숲'(SOOP) 출시, 사명·BJ·별풍선 명칭 변경 등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예고했다. SOOP으로의 사명 변경은 3분기 내에 이뤄진다. 거대 플랫폼들이 즐비한 해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국내 시장에서 치지직과 전면전은 '제로섬 게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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